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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성실맨' 박정배, '아내 위해 울리는 부활의 전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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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시즌 12경기 15⅓이닝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8.22, 2006 시즌 7경기 4⅔이닝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64

두산 우완투수 박정배(28)가 프로 1군 무대에서 올린 성적의 전부다. 그리고 2006 시즌 후 박정배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 잠실구장에서 모습을 감췄고, 당시 큰 주목을 끌지 못했기에 그는 어느덧 팬들로부터 잊혀져갔다.

그런 박정배가 요즘 다시 잠실구장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1월말 두산의 마무리 훈련이 끝난 후 박정배는 매일같이 경기도 하남에 있는 신혼집에서 버스를 타고 잠실구장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2009년 1월 1일이 공익근무 소집해제 날이지만 휴가를 아끼고 아껴 전역날까지 모두 휴가로 채웠다.

그리고 그 덕분에 박정배는 아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꾸준히 몸만들기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제 박정배는 혼자가 아니다. 지난 11월 22일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와준 장희선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때문에 박정배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2년간의 공백을 메우고 진정한 부활을 맛보기 위해서는 노력만이 필요할 뿐이다.

2009 시즌 두산의 새로운 늦깎이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정배를 잠실 구장에서 만났다.

Who is he?

박정배는 충청도 토박이 야구인이다. 1982년 생으로 중동초-공주중-공주고-한양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2차 5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이후 2년간 간간이 두산의 중간계투진으로 활약하면서 마운드에서 공을 뿌렸다. 하지만 당시 박정배는 정신적으로 아직 어린 선수였다. 2005년 개막전에 등판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지만 박정배는 1군에 등록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더 이상의 욕심은 없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다.

그런 안일한 마음가짐은 결국 본인을 발전이 없는 그저 그런(?) 투수로 만들었고, 결국 2006 시즌 이후 소리소문 없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며 야구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갔다. 지금 당시를 회상하면 박정배는 스스로도 어이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을 뿐이다.

"졸업을 앞둔 2004년 겨울 바로 팀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후 전지훈련까지 따라갔죠. 그리고 시범경기서 점수를 한 점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2005년 개막전에도 등판했어요. 하지만 프로무대는 처음이라 너무 긴장한 탓에 포수 미트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더라구요. 결국 제대로 던지지도 못했습니다. 이후 1군에 등록된 것만으로도 수당이 꼬박꼬박 들어오니 어느새 방심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정말 후회스런 일이죠."

과유불급...

비록 데뷔 당시 '1군 등록'만으로 방심하긴 했지만 사실 박정배는 노력파 투수다. 야구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흘린 땀만큼 결과가 되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던 야구인이다.

때문에 무리한 훈련으로 잦은 부상을 당했고, 정작 필요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무리한 훈련으로 입은 팔꿈치 부상을 털어내기 위해 토미존서저리 수술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이제는 과거의 무식했던(?) 황소 고집 훈련보다는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기 위한 현명한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몸만들기 단계부터 박정배는 벌써부터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요즘에는 정확히 시간을 지켜 훈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비시즌 기간 열심히 해야 해요. 2년의 공백이 있잖아요. 요즘에는 잠실에 와서 트레이닝 코치님한테 지도받으니 정말 좋습니다. 다만 너무 '무대포'로 훈련하지 않으려고 많은 조언을 구합니다. 사실 제가 예전부터 의욕만 너무 앞서서 탈이었거든요. 초반부터 너무 무리하니까 정작 제가 필요로하는 시점에서 활약하지 못하고 고꾸라졌어요. 이제는 달라져야죠."

박찬호와의 인연...

지난해 연말 코리안특급 박찬호(필라델피아)는 잠실구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을 다진 바 있다. 그리고 박정배는 곁에서 박찬호와 함께 트레이닝을 도와주며 이래저래 조언을 구했다. 박찬호는 "정배야 이렇게 해야 해"라며 박정배의 훈련에 많은 도움을 줬고, 그는 하늘같은 선배의 조력에 감사할 뿐이다.

박정배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모두 같은 학교를 졸업한 박찬호의 직속 후배다. 9살이나 터울이 있는 터라 함께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박찬호의 모교 방문시 박정배는 항상 후배로서 자리하고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박찬호 역시 박정배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나온 선배님입니다. 계속 모교에 오시니까 절 아시죠. 처음에는 말도 못걸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름도 불러주시고 하더라구요. 요즘엔 구종이나 자세와 관련된 조언을 해줬죠. 릴리스 포인트, 구종 잡는 법, 손가락과 손목 쓰는 법 등 다양한 얘기들을 해주세요."

이제는 다르다...

요즘 박정배는 두산 프런트로부터 '정말 성실하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개인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정오경 집에서 점심을 먹고 잠실구장으로 나와 매일같이 웨이트 트레이닝과 하프피칭, 그리고 보강훈련 등을 행하고 있다.

2009 시즌 1군 투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노력만이 그 해답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없던 어린 선수를 성인으로 만들어준 계기가 바로 결혼이었다. 아무 것도 없는 자신을 믿고 평생을 약속한 사랑스런 아내를 위해서 박정배는 이제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할 수 없다.

"2년 전 2천2백만원에서 2천1백만원으로 연봉이 깎였어요.(웃음) 결혼도 했는데 말이죠. 우리 와이프와는 한양대 신입생 시절 미팅에서 만났어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저를 따라와줬죠. 결혼 후 아내가 회사를 그만뒀으면 했지만 보다시피 이런 상황이라서... 정말 고맙고 미안할 뿐입니다. 와이프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미래의 아기를 위해서라도 말이죠."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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