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발 5이닝 이상 버텨다오".
무려 17명의 투수가 투입되며 5시간 넘는 혈전을 치른지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아 달구벌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맞게 된 두산과 삼성이다.
잠실에서 1승씩을 주고 받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삼성에게는 홈인 대구에서 3연전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 시작인 3차전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목표가 이미 설정된 상태다.
그 중심에는 선발로 예고된 윤성환(27)이 있다. 윤성환이 몇 이닝 정도를 소화해주느냐가 삼성의 '치고 나가기' 전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08 포스트시즌에 들어서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우는 지난 8일 사직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의 선발이었던 배영수(28)가 유일하다. 그것도 딱 5이닝만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후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그 어떤 선발 투수도 5이닝을 채운 일이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3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윤성환에 대해 선동열 감독은 "3차전에서는 선발투수에게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던지게 할 생각이다. 기왕이면 5회 이상을 던지게 할 방침이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성환은 올 정규시즌 초반 불펜투수로 활동하다 어려워진 삼성 선발 마운드 상황으로 인해 선발로 보직 변경했다. 이후 배영수가 수술 후유증으로 예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충실히 선발 로테이션에 들면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까지 해내 선동열 감독의 믿음을 샀다. 시즌 10승(11패)의 성적으로 불펜의 '믿을맨' 정현욱과 함께 팀내 최다승을 올렸으며 시즌 평균자책은 3.81이다.
플레이오프 1, 2차전 때처럼 불펜진의 대거 투입이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할 때 윤성환은 19일 3차전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불펜의 두 기둥 정현욱과 안지만이 1, 2차전서 연거푸 등판한 데다 마무리 오승환마저 이번 포스트시즌서 등판 때마다 많은 투구를 하고 있기에 체력 안배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즌 동안 윤성환은 두산과의 경기에 5차례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 3.38로 호투한 바 있어 코칭 스태프의 기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윤성환은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을 맡은 경험이 있어 포스트시즌 대구 홈구장 마운드에서 서는 것에 대한 긴장감도 어느 정도 털어냈다. 당시 윤성환은 4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으로 그리 좋은 피칭을 하지는 못했다.
윤성환은 타자와 빠른 승부로 투구수를 아껴 마운드를 오랫동안 지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실제 11일 롯데와의 경기서 경기 초반 투구수를 최소화하면서 1, 2회를 내리 삼자범퇴로 물리치며 총 26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는 경제적인 피칭을 하기도 했다.
이번 등판은 윤성환의 개인 통산 4번째 포스트시즌 경기 출전이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나서 1승(구원승)을 올린 바 있는 윤성환은 이제는 플레이오프 첫 승이자 선발승에 도전하게 된다.
한편, 2차전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던 두산 역시 마운드 운영에서 삼성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가운데 3차전 선발로 좌완 이혜천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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