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신영록(21, 수원 삼성)은 "나는 공격수다. 공격수로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 경기에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득점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라고 간단명료하게 경기 소감을 정리해줬다.
짧고 굵은 말이었지만 동료 공격수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에 충실했던 신영록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7일 저녁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D조 1차전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후반 백지훈과 교체투입된 신영록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한국의 8강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높였다.
신영록은 투입된 지 1분 만에 박주영이 골대 왼쪽 그물을 맞추는 헤딩 슈팅을 할 수 있도록 절묘한 크로스 패스를 올려 카메룬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무너트렸다.
몸싸움에 능하고 공간 장악 능력이 뛰어난 신영록의 장점을 활용해 박주영, 이근호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의도했던 박성화 감독의 선수 기용술을 돋보이게 한 장면이었다. 신영록이 중앙에 서면서 카메룬 수비를 그러모았고 자연스레 침투 능력이 좋은 박주영, 이근호에게 슈팅 공간이 생겨난 것이다.
통상 훈련이나 친선경기에서 박 감독은 세 선수를 동시에 쓰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서로 교차해가며 호흡을 맞춰봤기에 신영록의 투입으로 박주영의 측면 이동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좋은 공격 장면이 나오면서 박 감독의 이런 모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전반전 다소 처져 있던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전반전의 답답함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신영록은 후반 29분 미드필드에서 연결된 볼을 직접 슈팅한 데 이어 40분 이근호에게 칼날 크로스를 보내 헤딩 슈팅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신영록의 역할은 제3의 공격수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45분이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