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와 팬들과 맨유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까지 4년을 기다렸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간판 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31)이 올드 트래포드에 다시 섰다. 지난 200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로 레알 마드리드로 팀을 옮긴 뒤 4년여 만이었다.
쫓겨나듯 스페인으로 떠난 베컴은 맨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마침내 베컴에게 찾아온 기회는 14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유럽올스타의 자선경기였다.
원래 이 경기에 유럽 올스타의 일원으로 출전할 계획이었던 베컴은 최근 당한 부상 탓에 선수로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하프타임에 그라운드로 내려와 7만4천여 관중 앞에서 축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맨유에서 보냈던 시간들은 내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습니다." 회한에 잠긴 베컴의 말이 떨렸다.
지난 1991년 16살의 나이로 맨유에 입단한 뒤 이듬해 공식 데뷔했던 베컴은 2003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팀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이 기간 동안 베컴은 프리미어리그 6회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제패 등의 감격을 맞이했다.
모든 잉글랜드 축구 팬들이 베컴에 손가락질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불필요한 퇴장을 당한 뒤 팀이 패하자 비난의 화살을 한몸에 받았다. 언론들은 그를 '얼간이'라고 조롱했다.
이때 베컴을 감싸안은 이들이 바로 맨유 팬들이었다. 그는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 느꼈던 맨유 팬들의 성원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경기장에 모인 여러분의 응원이 없었다면 나는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베컴은 자신과 불화를 일으켰던 퍼거슨 감독에 대해서도 "모두가 알듯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감독"이라며 공식적인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다.
오는 7월부터 미국 LA 갤럭시에서 뛰게 되는 베컴. 유럽 축구 무대에서 퇴장하기 전 자신의 친정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수퍼스타'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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