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촬영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충만한 청년 한 명이 씩씩하게 사무실로 들어왔다.
비중 있는 역할은 처음이라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마냥 즐겁다는 원태희는 SBS 새 수목극 '무적의 낙하산요원'에서 국가 정보국에서 일하는 천재 해커 '이주빈'을 맡았다.
"예전에 '신입사원'의 성택 역에 오디션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때 떨어지긴 했지만 작가 선생님이 기억하고 계셨다가 이번 작품 들어가면서 연락을 주셨어요"라며 이번 드라마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밝힌다.
원태희는 "이번 역을 위해 실제 해커도 만나고 많은 준비를 했는데 실제 첫 촬영 들어갔을 때는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첫 대사가 생각이 안나 애를 먹었어요"라며 그 때 그 대사를 다시 읊는다.
서울시립대 신소재 공학과를 나온 공학도가 갑자기 연기를 하게 된 이유는 뭘까? 무척 궁금해진다.
"학창 시절, 저는 말없고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하지만 앞에 나서서 애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고등학교 때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사진관 아저씨가 그러는 거에요. '너 연예인 한 번 해봐라'. 물론 상술에 그러신 것일 수도 있는데, 그 때는 그 말이 무슨 계시처럼 느껴졌었죠."라며 사진관 아저씨의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꿨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소리를 들어서인지 그는 2년 전까지도 자신이 정말 잘 생겼다고 믿고 살았단다. 원태희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거울을 보며 나의 외모에 감탄하곤 하지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지었다.
이 길에 들어서고 지금의 배역을 맡기까지 지루한 기다림의 터널을 지나 온 그는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나 자신을 믿고 차분히 기다렸죠. 지금은 촬영 계획표에 내 배역이 있고 '주빈이가 뭐한다. 주빈이가 어떻다'라는 글만 봐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앞으로도 지금의 이 초심을 잃지 않을 겁니다"며 바쁜 스케줄을 진정 즐기는 듯 말했다.
이어 원태희는 "지금은 제 연기가 많이 어색하고 완벽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계속해서 지켜봐 주시면 분명 점점 발전해 가는 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거구요"라며 야무진 각오을 덧붙인다.
촬영이 없는 날은 영화를 보며 연기 공부에 몰두한다는 원태희는 스타트의 총성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출발선에 서 있는 달리기 선수들처럼 에너지로 충만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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