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고생 끝 낙이 오는', 노동과 여행이 결합된 색다른 여행예능이 탄생했다. '대세 아조씨' 추성훈을 필두로 여행 유튜버 곽튜브(곽준빈), 개그우먼 이은지가 함께 하는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는 다양한 직업체험을 통해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여행과 식사를 하는, 말 그대로 '밥값' 제대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ENA 사옥에서 만난 ENA 안제민 PD는 "어찌보면 사는 것도 일하는 시간이 노는 시간보다 많지 않나"라며 '극 현실주의' 여행예능임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과 예능의 분량은 거의 반반이지만, 일할 때 에너지를 많이 쏟고 정서적으로 고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 연출을 맡은 EBS 송준섭 PD [사진=EBS, ENA ]](https://image.inews24.com/v1/deb4e6155f18b8.jpg)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 연출을 맡은 EBS 송준섭 PD [사진=EBS, ENA ]](https://image.inews24.com/v1/2421818f369710.jpg)
EBS 송준섭 PD는 "'밥값은 해야지'는 여행의 설렘보다 노동의 고단함과 기쁨에 좀 더 방점이 찍힌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프로그램 속 세 사람은 다양한 직업에 도전한다. 방송에는 짧게 나가지만 하루 일당을 위해 오전 내내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경우도 많다고.
'밥값은 해야지'는 EBS '극한직업' IP를 젊은 세대로 확장한 프로그램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 5회동안 '밥값은 해야지'는 중국 충칭의 초고층 빌딩 청소, 전통 짐꾼 방방, 구이저우 마오타이 양조장 알바, 댄스 강사 등에 도전했다. 30일 방송되는 6회에서는 추성훈 홀로 백두산 심마니 체험이 그려진다. '밥값즈'의 다음 도전지는 이집트다.
송 PD는 "기획 단계에서 다양한 직업과 직업 군상을 보여줄 수 있는 중국과 인도를 떠올렸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다양한 직업이 생기고, 그 안에 독특한 문화가 생기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6월 중국에 이어 8월 인도는 힘들 거라는 판단을 했고, 결국 이집트로 장소를 옮겼다"고 했다.
제작진은 통상적인 관광지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살고, 독특한 직업 체험이 가능한 지역을 선택했다. 하지만 중국 촬영은 충칭 도착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영어 소통이 어려운 환경에서, 세 사람 모두 중국어를 구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
안 PD는 "곽튜브가 중국에 가서 '유튜브 조회수 잘 나오겠다'고 하더라. 보통 사건사고가 많은, 험난한 여행이 조회수가 잘 나오는 편이지 않나"라며 "말이 안통해 불편한 경우가 많았지만, 덕분에 제작진은 (화면을) 재밌게 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교육 방송 EBS와 드라마, 예능 채널 ENA의 협업도 흥미롭다. 전혀 다른 시청층을 가진 두 채널인 만큼 시너지의 효과는 컸다.
송 PD는 "펭수를 제작한 적은 있지만 예능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는데, '밥값은 해야지'를 통해 예능 공부를 제대로 한 것 같다"면서 "혼자 수학 공부를 하다가 수학의 정석을 펴보게 된 기분이랄까"라고 안 PD와 협업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안 PD는 "EBS와 ENA의 채널 정체성이 다르고, 추구하는 결이 다른 만큼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서로 갖지 못한 걸 채워가면서 방향을 맞춘, 의미있는 공동제작이었다"고 자평했다.
앞으로 '밥값즈'는 백두산을 거쳐 이집트로 향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이집트의 직업은 쓰레기마을 분리수거 작업, 그리고 물건 판매 알바 등이다. 시청률 상승세에 입소문도 타고 있는 '밥값은 해야지'는 앞으로 6개 회차가 남아있다. 과연 '밥값즈'는 다음 시즌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송 PD는 "솔직히 시즌2는 아직 조심스럽다. 시청률이나 조회수 등 정량적인 결과를 아직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언젠가 눈보라 치는 알래스카에 가서 추성훈에게 택시운전을 맡기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시청률) 숫자와 결과가 시즌2의 명분이 될텐데, 아직 그 숫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고백한 안 PD는 "인도네시아 먼바다에 땟목을 타고 나가는 참치잡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단순한 여행 예능의 생명은 끝났다고 생각해요. 시청자의 높아진 여행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게 뭘까를 계속 생각해요. 앞으로의 여행 예능 트렌드는 호위호식이 아닌, 대리만족이 아닐까요."(송 PD)
매주 토요일 오후 7시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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