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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래 기다린 '보고타', 2024년 마지막 개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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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내몰린 한 남자의 절박한 이야기가 2024년 마지막 날 개봉한다. 크랭크인을 시작한지 무려 5년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영화가 드디어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 분)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분), 박병장(권해효 분)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보고타' 송중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보고타'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보고타'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주인공 국희 가족은 희망이 없는 한국 땅을 떠나 멀고 먼 나라 콜롬비아로 향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던 국희 아버지(김종수 분)에게 있어 보고타는 '미국으로 가는 톨게이트'에 불과했을 터. 하지만 보고타에 도착하는 그날부터 고난은 시작된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따위는 현실에 없었다.

그렇게 더벅머리의 순진한 소년 국희는 보고타 한인사회 적응에 나선다. '무능력한 아버지와 무기력한 어머니'에 의존할 수 없었던 국희는 먹고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아득바득 버텨낸다. 송중기는 국희 캐릭터를 "자기 의지가 확고하고 욕망이 드글드글한 욕망덩어리"라고 표현했다.

영화에서 송중기는 맑고 순수한 10대 더벅머리 소년부터 사업가로 성공한 멀끔한 30대까지 표현한다. 오로지 살아남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딪히고 변화하는 캐릭터로, 끊임없이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 속 이미지가 워낙 강한 탓일까. 국희의 첫 등장씬에서는 '늑대소년'이, 한인사회 대표가 된 이후엔 '재벌집 막내아들'이 떠올라 몰입감을 다소 깬다.

영화에서 주축이 되는 인물은 국희와 박병장, 그리고 수영이다. 한인사회의 수장인 박병장은 충청도 출신의 이민자로, 한때는 '라쿠카라차(바퀴벌레)'라고 불렸던 인물. 권해효는 시종일관 "상당혀~"를 외치며, 능구렁이 같은 면모를 엿보인다. 권해효는 이 영화를 "변하지 않음으로서 살아남는 자와 변화를 통해 살아남으려는 자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는데, 극중 박병장은 '변하지 않음으로서 살아남는 자'의 전형이다.

영화는 해외의 조그마한 한인사회에서 벌어지는 투쟁과 갈등, 그리고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을 그려낸다. 김성제 감독은 "더 넒은 세계를 꿈꿨으나 훨씬 작은 공동체에 갇힌 사람들"이라고 보고타 속 한인사회의 모습을 설명한다. 콜롬비아 권력기관은 여러차례 등장하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뒷돈을 받고 밀수를 눈감아주는 타락한 면모만 부각돼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보고타'는 2019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크랭크인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멈추고, 2020년 촬영을 재개했다. 이후 2021년 크랭크업하고 후반작업에 돌입했다. 촬영 종료 3년 만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미 공개된 '빈센조'와 '재벌집 막내아들' '화란' 이전에 '보고타'를 촬영했다고 밝힌 송중기는 "올해 마지막 개봉작인 동시에 2025년 첫 영화기도 하다. 1월 말, 2월까지 오래 극장에 걸려있으면 좋겠다. 맛있게 봐달라"고 요청했다.

12월3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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