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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리볼버' 임지연 "알을 깬 도전 칭찬, 일그러진 얼굴도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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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임지연, 영화 '리볼버' 정윤선 役 열연…전도연과 호흡
"전도연 선배 눈빛에 좋은 기운 받아, 인물로서 존재한 큰 경험"
"처음으로 감각적·자유롭게 연기, 열어준 감독님·용기 낸 나에게 고맙다"
"'더 글로리' 연진과 비교? 전혀 다른 인물, 자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참 솔직하다. 시작은 용기를 낸 큰 도전이었지만, 이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그렇기에 "자신 있다", "내가 예뻐 보였다"라며 자신을 칭찬하고 쓰다듬어주는 임지연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연진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자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임지연의 말에선 단단함과 강한 믿음이 느껴졌다. 매번 자신의 한계를 깨고 나아가는 임지연이 앞으로 또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커진다.

지난 7일 개봉된 '리볼버'(감독 오승욱)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무뢰한'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이 재회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임지연은 수영의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정윤선 역을 맡아 전도연, 지창욱, 김준한, 정만식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연진 역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임지연은 ENA '마당 있는 집'에서 짜장면 먹방과 강렬한 연기로 시선을 압도했다. 그리고 '리볼버'에서도 전도연과 미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며 끝까지 예측불가의 재미를 안겨준다. 임지연 특유의 에너지로 완성된 정윤선은 '리볼버'의 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임지연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VIP 시사회에 많은 배우가 왔었는데, 어떤 반응을 보여줬나?

"제가 위스키를 좀 많이 마셨다. 숙취에 허덕였다. 원래 제가 더 예쁜데 부기가 좀 있다.(웃음) 선배님들이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배우들이 더 좋아했다. 정우성 선배님이 기분이 좋으신지 자꾸 제 대사인 "언니이이이!"를 따라 하시더라. 재미있고 유쾌했다. 뒤풀이도 좋고 오랜만의 영화라 더 행복했다."

- '더 글로리', '마당 있는 집'에 이어 '리볼버'까지, 연달아 강렬하고 힘든 역할을 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제가 오승욱 감독님 팬이라 대본 보기도 전에 "올레!"를 외쳤다. 게다가 오승욱 감독님과 전도연 선배의 조합이라고 하니 선택할 것 없이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윤선이도 너무 매력적으로 그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 판에 들어가서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지연과 전도연이 영화 '리볼버'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윤선과 수영의 관계성이 묘하다.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약간 '무례한'의 어린 김혜경 같았다. 정말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다. 남자도 많이 만났고 돈도 많이 뜯어봤고 이용도 하고 배신도 해봤다. 그게 약간 익숙해져 있는 여자라 당연히 임석용도 지나가는 남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하수영에게 뜯어낼 게 있을 것 같아 만났는데 생각보다 쿨하고 멋있는 거다. 얘나 나나 상황이 비슷한 것 같고, 불쌍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나타났는데 나와는 다르게 굉장히 쿨한 모습에 같은 여자로서 반했다고나 할까. 그런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응원하고 도와주다가 습관처럼 또 배신하려고 한다. 그런 움직임이 묘하게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수영과 윤선이 처음 만나 차 안에서 하는 대사 장면에서 '도둑들' 김혜수, 전지현이 서로 기 싸움을 하는 장면이 연상됐다. 케미가 상당히 좋았는데, 전도연 배우와 연기한 소감은 어땠나?

"사실 저는 쫄았다. 기에 눌려서 못하면 어쩌지, 혼나면 어쩌지 생각했다. 잔뜩 쫄아서 현장에 갔는데 선배님이 슛 들어가기 전에 제 눈을 빤히 바라보시더라. 그냥 하수영이었다. 뒤에서 카메라 세팅하고 있을 때 배우가 앉아 있으면 굉장히 뻘쭘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런데 하수영으로 쳐다보는데 '야, 정윤선 너 왜 왔냐'라는 눈빛이었다. 그 기를 제대로 느꼈다. '이거구나, 그래 가자'라고 됐던 것 같다. 그 순간이 너무 선명해서 너무 좋은 기운을 받았다. 선배로서 '너 연기 잘해라' 이게 아니라 '너 정윤선이지? 나 하수영이야' 그 기운을 분명히 받아서, 저도 후배에게 그런 기를 주고 싶다. 그런데 어제 술 마시면서 얘기했더니 선배님은 전혀 기억을 못 하시더라.(웃음) 하지만 저는 그 눈빛을 느꼈다. 선배님 앞에서 연기를 잘하고 싶은 후배가 아니라, 서로 그 인물을 연기하는 현장에 있다는 것이 저에겐 너무 큰 경험이었다."

- 이전엔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한 상태로 현장에 가는 편이었는데 이번 '리볼버'에선 좀 내려놓고 자유롭게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변화의 계기는 무엇이었나?

"저는 엄청 계산하고 분석도 많이 한다. 생각도 많고 좌절도 한다. "이거야"라고 했다가 바로 다시 엎기도 하고, 욕심도 많다. 이번에 난다긴다하는 선배님들이 다 나오시는데 제가 얼마나 잘하려고 했겠나. 그런데 처음으로 용기 내서 감각적으로 움직여보자고 했다. 많이 생각 안 하고 대본에도 의지를 많이 안했다. 현장에서 저도 모르게 나오는 동작들이다. "언니이이이!"도 그렇게 부르는 거 자체가 없었다.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저도 모르게 "언니이이이!"라고 하는 본능적인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되게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저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저는 다 계산해서 '이 톤으로 할 거야, 이 표정으로 할 거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못한다는 저만의 자격지심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도 한번 믿어보자', '나는 이미 정윤선이 됐다'라고 하면서 저 스스로 믿고, 현장에 가서 선배님들에게 더 얘기하려고 했다. 더 활개를 치고 돌아다녔다. 그렇게 캐릭터를 입어본 경험이 처음이라 재미있었다."

- 택시 안에서 각기 다른 톤으로 통화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때는 어떻게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그건 만들었다. 정윤선은 상대성, 관계성이 너무 중요하다. 자기도 모르게 무시할 사람은 무시하고 잘 보여야 하는 사람에겐 잘 보이려 하고 이용하고 배신한다.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 그간 얼마나 많이 나쁜 사람을 보고, 또 얼마나 많은 남자를 겪어봤겠나. 자기 같은 여자들도 많이 봤을 거다. 그래서 세 명을 대할 때 목소리가 각기 달라지도록 제가 해석했다."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에서 정윤선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스타일링에서 처음엔 '더 글로리' 연진이와 비슷한가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 전혀 다른 인물로 구현을 했더라. 어떻게 설정했나?

"스태프들이 너무 잘해주셨다. 화려하고 튀는 걸 좋아하는 여자다 보니 최대한 저에게 잘 어울리게 치장을 많이 해주셨다. 화려한 액세서리를 사용하고 말도 안 되게 하이힐에 양말을 신는다. 그런 매치를 잘 해주셨고, 피팅도 많이 했다. 연진이도 채색이 강하고 화장도 진해서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솔직히 저는 자신 있었다. 전혀 다른 인물이다. 워낙 잘 된 작품이고 연진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저는 자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연진이를 깰 거야', '사람들이 연진이로 안 불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을뿐더러 그런 걱정도 안 한다."

- 위스키를 얼음물에 타는 장면도 연기적인 디테일이 느껴졌다. 나름대로 노력한 지점이 있나?

"위스키를 얼음통에 담고 그걸 흔드는 디테일은 대본에 다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감독님이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감독님은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아는 마담 갚은 모습이 나오면 좋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제가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많이 마셔보지도 못해서 처음엔 어색했다. 그래서 나름 현장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 제가 영화 보면서 느낀 건 위스키는 살짝살짝 마셔야 하는 건데 너무 벌컥벌컥 마시더라. 위스키 안 마셔본 느낌이 나긴 하는데, 그것도 윤선만의 매력이지 않았나 싶다."

- 인물의 서사에서는 좀 비어있는 부분이 있다. 생각해본 것이 있나?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했다. "임석용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임석용에게 정윤선은 어떤 인물인가?"라고 묻고, 정윤선과 조사장(정만식 분) 관계나 "이 말은 왜 하죠?", "이 표정은 왜 짓는 거죠?", "얘는 어떻게 살았죠?" 등등 엄청 질문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진짜 답을 안 주시더라. 그냥 "임지연이라는 배우에게 주는 선물이야"라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제가 이 선물을 만들고 꾸며보자고 했다. 그렇게 열어주고 맡겨주신 것이 너무 컸다. 대신 안 그래도 어두운데, 윤선이까지 너무 복잡하게 그려지면 별로일 것 같아서 자연스러운 습관에 그녀의 삶이 살짝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에서 정윤선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그렇다면 오승욱 감독에게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화를 보고 느낀 건 '내가 감독님을 정말 많이 믿었구나' 였다. 제가 캐릭터로 막 놀았는데, 그게 영화의 톤앤매너와 안 맞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오케이가 된 건 내가 정말 감독님을 믿고 그냥 막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혼자 막 날뛰고 혼자 하이톤이면, 하면서 좀 무섭고 두렵기도 했을 텐데 내가 감독님을 엄청 믿었고, 그걸 열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이렇게 용기 있게 했던 저에게도 좀 고맙다."

- 이렇게 자유롭게 연기하면서 해방감도 느꼈을 것 같다.

"살짝 귀엽게, 수줍게 알을 깬 것 같다. '캐릭터를 단단하고 명확하게 만들 거야. 그래야 나는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안 그러면 못 할 것 같아'라는 생각이 명확했는데, 깨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 해본 거다. 저에겐 정말 큰 용기고 도전이라, 그런 알을 깼다는 것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아 소중하다.“

- 스크린에서 자신의 얼굴을 볼 때 이런 표정도 있었나 싶어 놀랐던 장면이 있나?

"저도 아직 배워가는 과정인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연기가 뭔지 모르고 상대와 호흡하는 것도 모르고 굳어있고 그랬다. 그런데 정윤선이 되니 얼굴 많이 써야지 이런 걸 안 해도 호흡만 명확하면 저도 모르게 얼굴이 써지더라. 내려놓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모습이 예뻐 보인다. 얼굴이 많이 일그러져도, 웃고 있어도 예쁘게 나와서 저도 놀랐다. "언니이이!"라면서 좋아하는 장면이 특히 좋은데, 일그러진 얼굴도 예뻤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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