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민규가 첫 사극 '세자가 사라졌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무려 13kg을 감량하고 굿 장면 등 보기만 해도 어렵겠다 싶은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성장을 제대로 보여준 김민규다.
지난 16일 20부작으로 종영된 MBN 주말 미니시리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연출 김진만, 김상훈)는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 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김민규는 세자 이건(수호 분)의 이복동생인 도성대군 역을 맡아 첫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도성대군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불같은 성정의 인물로, 궁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많은 혼란과 변화를 겪게 된다.
김민규는 도성대군의 복잡한 감정 변화들을 자신만의 연기 톤으로 안정적으로 표현해냈다. 이건을 대신해 사랑하는 가족과 여인을 지키고자 발 벗고 싸우는 도성대군의 당혹감과 좌절, 체념과 분노, 울분 등 굴곡 있는 감정 곡선을 디테일하게 연기해 호평을 이끌었다. 비록 마음에 품은 최명윤(홍예지 분)과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이건과의 우애를 돈독하게 다지며 행복한 결말을 그려냈다. 다음은 종영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민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사극 도전을 했는데 잘 끝낸 소감이 어떤가?
"부담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더 많은 준비를 했다. 사극과 관련해서 많이 찾아보고 감독님에게 질문도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살짝 괴롭히는 느낌으로 많이 여쭤봤다. 전화로 귀찮게 해드려도 괜찮냐고 했더니 감독님께서 "언제는 물어보고 했냐? 얼마든지 해"라고 하셨다. 소통을 감독님과 많이 하려고 했다."
- 감독님에게 평소에도 질문을 많이 했나 보다.
"약간 귀찮게 했던 것 같다. 제가 대본리딩 이틀 전에 출연이 완전히 확정됐다. 미팅을 보고 난 후 계속 기다렸다 보니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이 있다 보니 사극을 했던 주변 배우 형들,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조언을 구했다. 유선호라는 친구가 제일 최근에 사극을 해서 물어봤고, '아이돌' 같이 한 곽시양 형에게도 조언을 얻었다."
- 촬영할 때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인가?
"말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다. 미팅할 때부터 감독님이 발성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매회 감정신이 많아서 눈물을 정말 많이 흘렸다. 도성대군은 비슷한 감정 결이 많아서 감정신을 찍을 때마다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말투가 해결되니까 다른 부분은 편하게 되더라. 액션은 처음엔 어색했는데 재미있었다. 말도 타 보고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았다. 배우는 재미가 있었다. 액션신이 많지 않았다 보니 2주 정도 연습하고 현장에서 바뀐 부분 연습하면서 해나갔다."
- 말한 것처럼 도성대군이 정말 많은 일을 겪고 감정 변화도 굉장히 많지 않나. 특히 굿까지 해야 했는데 그 장면은 어떻게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굿이 제일 힘들었다. 저희는 대본이 나올 때마다 리딩을 하는데, 7회와 8회가 나왔을 때 그 신이 있어서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주변에서도 다 저에게 '괜찮냐'라고 하셨다. 그 신이 있어서 도성대군이 많이 살았던 것 같다. 그 신 찍을 때 너무 힘들어서 찍은 후 18시간을 내리 잤다. 정말 굿이 있을 거라는 건 생각도 못 했는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 그 장면을 위해 참고한 것도 있나?
"유튜브에서 무당 영상을 보기도 하고 황정민 선배님의 '곡성'도 많이 봤다. 박성웅 선배님이 무당 역할을 했던 '대무가'도 봤다."
- 단순히 퍼포먼스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까지 다 넣어서 연기해야 했다. 슬픔의 감정을 많이 느꼈는데, 그래서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무너지는 신이다 보니 기댈 곳이 하나도 없었다. 저는 제가 체력적으로 좋은 줄 알았는데 2분을 내리뛰다 보니 너무 힘들더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감정 때문에 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 그렇게 힘들게 만든 장면을 완성본으로 보니 어땠나? 만족했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께서 편집하고 나서 저에게 "잘 나왔다. 내가 기깔나게 살렸어"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저를 많이 놀리신다. 저도 보니까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을 본 친구들은 좀 충격받았다고 하더라."
- 감정이 격해지는 장면이 정말 많았는데 혹시 영향을 받는 편인가? 아니면 컷하면 바로 빠져나오는 편인지, 연기 스타일이 궁금하다.
"신마다 달랐던 것 같은데 칼춤 추는 장면에서 처음 경험해봤다. 바스트를 찍고 컷을 했는데 다리가 풀려서 쓰러졌다. 눈물이 안 멈추더라. 계속 울었다. 12회에서 제가 죽였다고 하고 우는 신이 있는데 그때도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더라.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중전마마 역할을 한 유세례 선배님만 보면 눈물이 났다. 선배님도 저만 보면 울었다. 유폐되는 신도 그렇고 옥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 신도 원래는 우는 신이 아니었는데 감정이 올라와서 계속 눈물을 흘렸다."
-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도 했다고 들었다.
"13kg을 뺐다. 전작인 tvN '마에스트라' 끝날 때 77kg이었고, 85kg까지 증량하려 했는데 감독님이 몸을 줄여달라고 요청을 하셔서 이왕 빼는 거 극한으로 빼자고 했다. 두 달 정도 빼자 했는데 64kg까지 뺐다. 지금은 73kg이다. '세자가 사라졌다' 촬영하고 나서 증량을 하고 있었는데, 인터뷰 때문에 2~3kg을 다시 뺀 상태다. 제가 닭가슴살을 정말 많이 먹었다. 벌크업 할 때는 한 달에 180봉지 정도 먹더라. 일주일에 30개씩 먹었던 것 같다."
- 85kg까지 증량을 하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계속 상의 탈의 신이 많았다. 키가 크기도 하고 운동선수 역할도 많다 보니 언젠가는 좀 더 멋지게 상의 탈의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세자가 사라졌다'도 다이어트를 했고 복근이 있으니 우스갯소리로 '탈의 좀 하자'라고 했지만 제가 샤이보이라 하지 못했다."
- 너무 체중이 극과 극 아닌가? 만족도는 어떤가?
"이번에는 정말 극한으로 뺐다. 하지만 부족함이 보여서 만족은 안 된다. 그래도 이번에 프로필 촬영도 했다."
- 이렇게 체중 감량을 심하게 하다 보면 촬영할 때 예민해지지 않나?
"저는 현장에서 닭가슴살을 제외하고는 별로 먹고 싶지가 않더라. 맛있는 건 집에서 혼자 온전히 즐기고 싶은 마음이라 현장에서는 닭가슴살만 먹었다. 그래서 저는 현장에서 살이 더 빠지는 스타일이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삶의 낙이 없긴 한 것 같다.(웃음) 운동도 주 6회씩 하고, 잠도 안 자고 운동하러 갈 때도 있다 보니 매니저님에게 그만하라고 혼나기도 했다. 중간이 없다.(웃음) 벌크업 할 때 회사에서도 이제 그만하라고 했는데 제가 더 하고 싶다고 했다."
- 너무 독하게 사는 것 같다.
"지금 24살까지만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친구들 만나도 닭가슴살만 먹고, 한번은 회식 때도 가지고 갔다. 지금은 다시 증량을 목표로 한다. 80~85kg까지 늘릴 생각이다."
- 특별한 목표가 있는 건가?
"운동 같이하는 친구와 내년 이맘때쯤 바디 프로필을 찍자고 했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 같이 운동하는 이들 중에 배우가 있나?
"'청춘 블라썸' 같이 했던 황교민이라는 배우도 운동을 너무 좋아한다. 또 '아이돌' 같이 했던 백서우도 헬스 좋아해서 승부욕이 돋는다. 또 조준영도 함께 헬스 하는데 몸이 다들 좋아서 서로 경쟁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