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NOW] "물질적 보상·거짓 사과문 요구"…주호민, 특수교사 선처 거둔 이유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증세가 있는 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 선처를 철회한 이유를 밝혔다.

주호민은 1일 자신의 트위치 채널을 통해 같은 날 열린 1심 판결에 대한 소회 및 A씨와 법적 분쟁을 벌이던 심경을 밝혔다.

주호민은 "개인 방송에서 입장을 얘기하는 이유는 지상파나 지면에서 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 제한이 있다. 지면의 제약도 있다. 저의 진의가 왜곡될 수 있다. 시간 제한 없이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개인방송에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고 개인 방송으로 입장을 밝히게 된 경위를 밝혔다.

주호민은 각종 논란 및 억측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호민은 아들이 학급에서 바지를 내려 같은 반 여학생이 보게 된 사건에 대해 "아들이 바지를 내린 건 맞지만 여학생이 보라고 내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기사가 와전돼 아들이 성에 매몰된 짐승같은 성추행범처럼 묘사됐다"며 "아무튼 당연히 잘못이었고 여학생 부모님께 사과했고 여학생에게도 사과했다. 여학생 아버지와는 웹툰 이야기도 나눴고 포옹도 했다. 사과 안 했다는 기사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들을 전학 시킨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던 주호민은 자신의 실수를 일부 인정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주호민은 "아이 일 때문에 특수교사가 부재하면서 특수학급 운영이 힘들어졌다. 방법을 알아보던 중 특수학급이 과밀 상태라 두 반으로 나눠야 하는 상태라 그렇게 신청하려 했는데, 그게 학교에 굉장한 부담이 된다 하더라. 장애아를 두 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거다. 이건 일반 학부모 뿐만 아니라 특수학급 부모들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특수학급 부모들이 증설 반대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생님을 신고하기 전에 다른 장애아 부모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게 지금도 미안하고 뼈아프고 후회되고 아쉽다. 특수학급 부모들의 많은 반대가 있다보니 원래대로 돌리려 했고, 과밀 상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 아이를 급하게 전학시켰다. 7명이면 과밀 상태고 6명이면 과밀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도망갔다고 하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호민은 논란이 커진 뒤 유튜브 커뮤니티에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하며 특수교사 A씨를 선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이를 돌연 철회했다. 이와 관련, 주호민은 "우리는 선처 쪽으로 가닥을 잡고 만남도 요청했으나 이는 거부당했다"며 "하지만 이후 상대 측에서 고소 취하서, 물질적 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를 요청했고, 다음날 물질적 보상은 취소했으나 자필 사과문을 게시해야 하는 문장을 써서 주더라. (특수교사가 우리에게) 사과를 한 적이 없는데 사과를 받았다고, 이 내용을 그대로 자필로 써서 올리라는 거다.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내는 조약서 같았다. 법적으로 양형 받을 수 있는 문장들이었다. 너무 의도가 느껴졌다. 그래서 선처의 뜻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호민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며 극단적 생각을 했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내가 죽어야 끝날 것 같았다. 아내에게 '모든 걸 내가 했다고 말해라. 나는 가겠다'고 말했고, 그 뒤 번개탄을 사서 유서를 썼다. 그러던 중 김풍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는데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형, 그냥 저 죽으려고요'라고 말하며 울었는데 김풍이 달려와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특수교사 A씨는 1일 열린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일정 기간(2년) 미룬 뒤 형을 면제하는 판결이나 정서학대 혐의 자체는 인정됐다.

주호민은 재판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식이 학대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당연히 부모로서는 반갑거나 전혀 기쁘지 않다"며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고, 이 사건이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시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