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가수로 데뷔한 지 어느덧 16년차가 됐다. 이제 더 올라갈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수로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유다. 여기에 배우로서도 열심히, 가열차게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브로커'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많은 이들의 인생작이라 불리는 '나의 아저씨'를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정기적인 기부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기본이고,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어떤 것에도 흔들림 없는 단단한 내면까지 갖췄다. 참 아름다운 사람, 아이유다.
오는 26일 개봉되는 '드림'(감독 이병헌)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4년 만 신작으로, 2010년 대한민국이 첫 출전했던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아이유는 PD 소민 역을 맡아 박서준,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현재 박보검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촬영에 한창인 '아이유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데뷔 후 지금까지를 돌아보는 시간과 함께 앞으로의 포부, 후배들을 향한 조언 등을 전했다.
- 팬덤 연령대가 다양하다.
"초등학생 팬들이 요 근래에 많이 생겼다. 제가 '좋은 날'을 부를 때 태어난 애들이다. 초등학생들은 '너랑 나', '좋은 날'은 잘 모르고 '블루밍'부터 아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이 친구들이 어떻게 저를 좋아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노래 따라부르는 것이 신기했다."
- 어린 친구들에게까지 사랑을 받는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웃음) 요즘은 유튜브도 많이 보니까 제 채널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이렇게 결과물을 계속 내는 것 자체가 어린 친구들까지 유입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 솔로 여가수로서는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상의 자리에 있지만, 배우로서는 아직 '배고프다'하는 지점이 있나.
"연차로 비교를 해도 가수를 일찍 시작했고 영화 같은 경우엔 두 번째 작품이다 보니까 당연히 그런 지점이 있다. 저는 데뷔하고 나서 가수도, 드라마 입성도 불이 붙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가수도 무명 시절이 있었고, 점차 저를 좋아해 주시네 하는 성취감도 컸다. 영화 같은 경우엔 운이 좋게 바로 이병헌 감독님을 만나고 다음 작품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과 작업을 했다. 같이 호흡을 나눈 동료, 배우들까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책임감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 원래 배우의 꿈이 있었나.
"데뷔하기 전에는 연기자가 꿈이었다. 연기 학원을 먼저 다녔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가수 데뷔를 빨리 하게 됐다. 연습생 생활에도 연기를 배웠다."
- 가수, 배우 모두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가수 아이유가 대중들에겐 크게 다가온다. 배우로서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것에서 채워지는 것과 비워지는 것이 각각 달라서 두 가지의 시너지가 좋다고 생각한다. 가수로 유명해진 상황에서 연기를 시작해 득이 많이 됐다. 하지만 그걸 넘어야 할 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가수 지망생, 후배들이 생각하는 롤모델 1순위다.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롤모델이라고 해주시면 늘 기분이 좋고 신기하다. 제가 데뷔를 할 때 다른 분들을 롤모델로 얘기를 했는데 제가 벌써 그런 연차가 됐다는 것이 신기하다. 요즘은 어린 친구들도 프로답게 다 잘하는 것 같다. 제가 16년차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건 자기 생활과 직업이 어느 정도는 분리가 되어야 마음이 좋은 것 같다. 일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그 직업으로 있지 않다. 힘들어질 때는 일체화가 됐을 때다. 연예인, 아이돌 특성상 분리가 안 되는 것 같은데, 회사도 그렇고 어린 친구들이 생활과 직업을 분리하는 학습이 되어 있다면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방금의 이야기가 경험담 같은 느낌이 든다.
"저는 일부러는 아니었는데 잘 분리가 된 편이다. 거기서 힘든 점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저랑 같이 데뷔를 했던 다른 친구들이나 그룹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안타깝다. 프로로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좋은데 인간적으로 자기 자신일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 아이유에게 자기일 수 있는 시간은?
"샤워할 때다. 샤워를 하면서 그 날 하루에 대한 총평을 주로 하고, 그때 생각한 것을 일기장에 쓴다. 샤워할 때 제일 객관화가 되어 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때 딱 분리가 된다."
- 30대가 되어 보니 새롭게 느끼게 된 지점이 있었나.
"작년 한 해가 저에게는 연예인으로서 의미가 있고 큰 이벤트가 빵빵 터졌다. 30대 시작이 과분하게 좋았기 때문에 30대의 인상은 굉장히 좋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기도 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래서 이젠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편안한 생각을 해서 나오는 노래나 말들을 전하고 싶다. 일을 게을리하고 싶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통제하고 계획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만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 참 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내면의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조력자나 삶의 방향성과 지표를 바로 서게 해준 원동력이 있다면?
"작은 것일 수 있는데 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어제, 그 전의 나의 생각을 잘 알 수 있다. '이렇게 생각했네'라며 방향을 틀 때도 있고 다시 내 것으로 가져오자 하는 경우도 있다. 일기를 쓰고 기록하는 것이 나를 돌아보고 객관화하는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 저는 운이 좋게도 환경이 잘 설정되어 있었다. 회사도 그렇고 주변에 같이 일을 하는 분 중 누구도 제 생각이나 자라나는 방향성을 꺾는 분들이 없었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제가 쉬고 싶다고 하면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어릴 때부터 일했는데 불안한 요소도 있지만, 좋은 어른들이 멀쩡한 30대로 자랄 수 있게 테두리를 잘 쳐주신 것 같다."
- 일기는 어느 정도 썼나.
"저는 일기장과 편지만 모아주는 금고가 있다. 15살부터 모았고 1년에 한 권씩 써왔다. 나중에 다 태워버릴 거다.(웃음)"
- 정말 누구보다 치열하게, 또 바쁘게 활동을 해왔는데 아이유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나.
"자잘 자잘한 것은 있었다. 일주일 정도? 번아웃이 잘 안 온다.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없는데 일은 식지 않는 불꽃처럼 제 인생에 있어서 사랑할 수 있는 것인 것 같다. 슬럼프가 자잘하게 올 수는 있지만, 저는 기분에 매여 있는 것을 안 좋아한다. 좋은 기분도 지속되는 것을 안 좋아한다. 원래 아무 기분이 없는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처질 때나 그럴 때는 훌훌 날려버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
"지금 당장은 계획한 목표는 없다. 30대는 이렇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싶은 것은 있지만, 계획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목표는 크게 없다. 물론 계획한 촬영이 있다. 그런 것을 하루하루 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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