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영화 '킹메이커'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라면 대의와 정의 사이에서 무엇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배우 설경구는 극 중의 정의가 옳다고 생각하는 김운범으로 분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최근 개봉한 영화 '킹메이커'는 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영화 팬들의 마음을 동요시켰던 변성현 감독의 차기작이다.
![배우 설경구가 18일 영화 '킹메이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https://image.inews24.com/v1/b9c4d672068e3c.jpg)
전작 '불한당'을 함께하며 변성현 감독에게 강한 신뢰가 생긴 설경구는 변 감독 때문에 '킹메이커'를 선택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변성현 감독과 그의 팀들이 꾸리는 새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실존 인물인 故 김대중 감독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었기에 걱정도 있었으나, 변성현 감독의 다음이 궁금했다.
설경구가 대본에서 느낀 김운범은 외로운 인물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고 정책 지도자라는 점에서 사람들을 이끌고 나가야 하지만, 내면에 짙은 외로움이 느껴졌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많고, 참모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리액션으로 대답한다. 설경구는 "혼자 하는 캐릭터라고 느껴져 외로웠다"라고 털어놨다. 더군다나 많이 알려진 故 전 김대중 대통령을 소화한다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설경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대로를 보여주기보다 새로운 인물을 만드는 것을 택했다. 그래서 원래 극 중 '김대중'이었던 이름을 '김운범'으로 변경, 자신의 것으로 다시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캐릭터를 준비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을 찾아보기는 했지만 "따라 한다고 해서 따라 해지는 것도 아니니 애초에 포기했다"라며 전 대통령의 모습을 눈에 담고 대본에 집중하면 자신과 전 대통령의 모습이 어느 지점에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배우 설경구가 18일 영화 '킹메이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https://image.inews24.com/v1/75c030cb1e1377.jpg)
설경구의 캐릭터 해석법으로 탄생한 김운범은 기존의 작품에서 만났던 설경구와는 다르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차이가 있다. 그는 소신이 강하고 심지가 곧은 김운범을 많은 대사 없이, 감정의 폭이 크지 않게 표현해냈다. 이 때문에 설경구는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어려움을 느꼈다고. 그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서 어려웠다"라며 "김운범의 소신이 관객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극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많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은 1967년 총선을 앞둔 목포 연설 장면이다. 목포 시민들 앞에서 감정을 호소하고 설득해야 하는 당시의 상황을 연기하며 설경구는 자신도 모르게 이입이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실제 연설문을 사용했고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연기를 하니 더욱 몰입됐다고. 그는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연설이 아니고 처절한 싸움같이 느껴졌다"라며 "자신의 지역구임에도 중앙의 큰 권력자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 전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더라"라고 고백했다.
매 선거를 치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김운범을 연기하면서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에게 "김운범은 커 보여야 한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설경구는 자신이 커 보이려고 하는 것보다 감독을 믿고 인간 김운범에게 집중했다. 큰 사람을 의식하는 것보다 본연의 김운범에 집중했고 기술적인 것은 감독과 스태프를 믿고 전적으로 따랐다.
이는 변성현 감독의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터다. '불한당'을 찍으면서 신뢰가 생겼고 인연이 '킹메이커'까지 이어졌다. 변성현 감독의 새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매번 '다음엔 어떨까'하는 기대심의 바탕으로 함께하게 된 것.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자기 속을 다 보여주는 사람"이라며 "작품을 결정하면 확신이 들 때까지 접근하려고 하는 사람이 변성현 감독이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설경구가 18일 영화 '킹메이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https://image.inews24.com/v1/0e400e6aa65f38.jpg)
변성현 감독과 함께 만들어 나간 김운범이 어렵기는 했으나 과정은 흥미로웠다. 설경구는 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여전히 재미를 느끼고 있다. 특히 그는 인상 깊은 장면으로 서창대(이선균 분)가 김운범의 집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오해를 받고 김운범의 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서로 대의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정의는 승자의 단어라는 게 무서우면서 현실적으로 와닿더라"라며 "정치를 하는 분들이 각자의 진영에서 대의를 위해, 나의 대의를 정의로 만들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이런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느낀 바를 전했다.
설경구는 영화 '킹메이커'가 관객에게 메시지를 주는 작품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에 가깝다고 했다. 정의를 바라던 김운범이 바라던 바를 이루고, 대의를 바라던 서창대는 혼자 남아있는 에필로그를 보며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고. 그러면서 김운범에겐 신념, 이상향이 있다면 본인의 목표 방향에 대해선 "하루하루 내일의 신을 위해 며칠 전부터 고민하고, 그런 고민과 호기심을 안 놓치려고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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