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전투' 감독 "유해진, 생명력 넘쳐…친구지만 존경스럽다"(인터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감독이 유해진의 놀라운 체력부터 살아있는 생명력에 감탄하며 "대단한 배우"라 칭했다.

원신연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영화 '봉오동 전투' 관련 인터뷰에서 "유해진이라는 배우의 장점은 생명력, 즉 살아있음이다. 그걸 눈 앞에서 보여준다. 그 생명력은 자유스러움에서 온다. 기준은 지키되 자유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로, '세븐 데이즈', '용의자', '살인자의 기억법'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장르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원신연 감독의 첫 역사물이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이 독립군으로 열연을 펼쳤다.

특히 유해진은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황해철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꽉 잡아준다. 구수한 사투리에 인간미 넘치는 다정함을 드러내다가도 적 앞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원신연 감독은 이런 유해진에 대해 "사투리는 단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애드리브를 할 수 없다. 현장에서 사투리 감수해주는 분들이 상주를 했다.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체화를 시킨다. 깜짝 놀랄 정도로 표현을 잘하는 초인적인 능력이 있더라"며 "사투리 감수를 해주시는 분들이 더 놀랄 정도였다. 단어를 던지면 바로 표현을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능력을 초월하는 것 같다. 계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평소 캐릭터를 얼마나 가슴에 묻고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라고 남다른 능력을 극찬했다.

유해진은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따라가지 못할 놀라운 체력을 자랑했다.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신있다고 밝힌 류준열도 유해진을 "산신령"이라 표현하며 체력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원신연 감독 역시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그는 "15개월 동안 장소 헌팅을 다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산은 울주군에 있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오픈을 하지 않는 곳이다. 자연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다. 하지만 독립군들의 의미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오픈을 해주셨다. 촬영을 위해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그간 안 다녀본 산이 없는데 이곳에 가면 장엄함, 산맥의 기운이 굉장히 많이 느껴진다. 헌팅을 두 번 갔는데 올라갈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스태프들도 다같은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올라갔고, 유해진 배우가 보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장소 헌팅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아무리 산을 많이 타는 유해진이라도 '어떻게 이런 곳을 구했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와 봤던 곳이라고 하더라. 얼마나 산을 많이 타고, 여행을 많이 다니며 자신을 만들어가는지를 알겠더라. 존경스러운 발견이었고, 참 대단하더라. 산을 좋아하는 개념을 넘어서 자신을 가꾸고 비워내고 채워 넣고 하는 모습이 정말 친구지만 존경스러운 배우다"라고 다시 한 번 유해진에게 놀랐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배우들이 유해진을 못 따라간다. 촬영을 하기 위해서 산을 올라가야 하는데,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오기를 매일같이 반복한다. 얼마나 힘들겠나. 배우들이 정상에 올라가면 다 눕는다. 같이 촬영을 하고 밥을 먹는데 다들 늘어진 소처럼 누워서 먹는다"며 "유해진과 같이 밥을 먹으려고 찾으면 더 높은 곳에 올라가서 팔짱을 끼고 보고 있다. 전설적인 체력을 가지고 있고, 한 순간도 자신을 내려놓지 않는다"고 유해진의 남다른 체력에 감탄했다.

원신연 감독이 밝힌 유해진의 또 다른 장점은 상대방을 향한 존중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는 "유해진은 자기 의견을 얘기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한다. 평소 전화로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는 배우다. 제가 얘기를 해주면 캐치 능력이 빨라서 바로 알아듣고는 그것을 해준다"라며 "상대 배우가 준비해온 것을 받아주면서 자신의 감정도 담아낸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캐릭터에 맞는 장면을 완성해낸다. 그래서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며 유해진을 존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봉오동 전투'는 오는 7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