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부상 병동' 전북 현대가 한 시즌 농사의 중요한 고비와 마주했다. K리그1은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가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전북은 10일 오전 태국 부리람에서 귀국했다. 9일 저녁 5시께(현지시간) 부리람 숙소를 나와 항공기를 타고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해 1시간 정도 수완나품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후 6시간 비행을 거쳐 10일 오전 6시 반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선수단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전주까지 내려가는 4시간여의 이동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구단 버스가 밖에 대기하고 있었고 제대로 숙면하지 못했던 선수들은 버스에 몸을 싣고 16시간 만에 전북 완주군 봉동 클럽하우스에 도착했다.
최은성 골키퍼 코치는 "선수들은 쉬고 코치진들은 잔류했던 선수들 지도를 해야 한다"며 웃었다.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13라운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리람 원정을 처음 경험했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은 "정말 쉽지 않네요"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 전북 관계자는 "방콕만 됐어도 이동이 조금은 쉬웠을 텐데 부리람은 정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며 웃었다.
경기 일정이 정말 빡빡해 회복 훈련 한 번 후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유가 없어도 너무 없다. ACL에 나선팀들의 숙명인 셈이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도 어렵다. 16강만 넘으면 8강은 8월 28~29일, 9월 18~19일이다. 통과해놓고 볼 일이다.
전북의 상황은 좋지 않다. 김민재, 김진수, 작은 박원재, 큰 박원재, 한교원이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신형민은 여전히 눈이 충혈된 상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나마 중앙 수비수 이재성, 조성환, 홍정호가 지난 5일 전남 드래곤즈전에 나서 경기 감각을 키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측면 수비는 붕괴됐다. 두 명의 박원재가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야 복귀할 수 있다. 최철순, 이용이 상황에 따라서는 전남전을 뛰고 15일 예정된 부리람전까지 나서야 할 판이다. 이용은 "박원재들이 부상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포항전 최 감독의 선택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남전에서 플랫3 수비에 신인들을 대거 내세워 0-0으로 비겼지만, 홈경기라는 점이 고민스럽다. 최 감독의 철학인 '홈에서의 공격적인 승리'라는 명제를 실천하려면 일부 주전이 나서야 한다. '맏형' 이동국이 자비를 들여 자동차까지 걸고 관중 유치에 나서는 등 잔치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포항전은 부리람전을 위해 소위 1년에 2~3번 정도인 '전략적인 경기'로 치르고 부리람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2위 경남FC와 승점 10점 차이니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어디까지나 최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그나마 선수단 이원화로 버티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어차피 조건은 똑같다. 이 위기를 버텨야 진짜 강팀 아니겠는가. 최강희 감독도 자신 있다고 한다. 선수들에게서 부리람을 꼭 이기겠다는 의지가 보이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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