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상암벌에 축구의 봄이 왔다. 예전보다 열기가 떨어져가던 슈퍼매치도 어린이 팬들의 힘을 앞세워 부활에 성공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12라운드 FC서울-수원 삼성의 통산 84번째이자 올해 2번째 슈퍼매치가 열렸다.
지난달 8일 5라운드에서 양팀은 0-0으로 비겼는데 서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관중도 역대 슈퍼매치 최소인 1만3천122명이 찾았다. 슈퍼매치의 위기가 곧 K리그의 위기로 인식됐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양 구단은 싸우면서도 함께 슈퍼매치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어린이부터 중년의 팬까지 함께 두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 안내 포스터 제작에 동참했다.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보자는 의지였다.
경기 당일, 서울 구단은 시작 네 시간 전부터 교통 체증이 심하니 대중 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당부를 취재진은 물론 팬들에게도 보냈다. 어린이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심상치 않은 열기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경기 두 시간을 남겨 놓고 서울월드컵경기장 일대는 혼잡했다. 주차를 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북측 광장 푸드 트럭에는 인파가 몰렸다. 서울의 붉음과 수원의 푸름이 적절히 섞여 열기를 뿜어냈다.
서울은 어린이 팬을 장내 아나운서로 내세우는 등 관심 끌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수원도 서포터 그랑블루를 중심으로 남쪽 1층 관중석을 거의 메웠다. 조건은 확실하게 만들어졌다.
경기력도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시작 2분 만에 서울 안델손의 골이 터졌다. 서울 팬들은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고 수원 팬들은 침묵했다. 이후 경기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라이벌전의 필수 요소인 골만 더 터지면 되는 일이었다.
29분 안델손의 추가골이 터지자 서울팬들의 기쁨은 더욱 커졌다. 수원 팬들은 이후 경기 흐름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터뜨리며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수원도 쉽게 밀리지 않겠다며 후반 시작 후 염기훈, 최성근, 김건희 등 골을 넣는 방법을 아는 자원들을 총동원했다. 공격 축구로 승패를 가르겠다는 의미였다. 서울도 조영욱, 윤승원으로 맞섰다. 응원 대결, 그라운드 위 수싸움까지 모든 것이 볼거리였다.
결과는 서울의 2-1 승리였다. 이날 서울의 실관중은 3만6천785명, 유료 관중은 2만9천617명이었다. 반전하겠다는 두 구단의 완벽한 합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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