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신인'이었다.
현역 선수 시절 해태 타이거즈와 KIA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었고 소속팀 뿐 아니라 한국 야구를 대표하던 명 유격수 이종범(현 MBC 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의 아들이라는 후광도 있었다.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보인 기량이 대단했다.
그는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타율 3할2푼4리(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고졸 신인으로 대단한 기록을 냈다. 이견 없이 신인왕은 이정후가 차지했다.
올 시즌 고졸 신인 계보를 이을 선수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주인공이 강백호(19·KT 위즈)다. 그는 입단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시즌 개막 후에도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KT가 치른 11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3할2푼5리(40타수 13안타) 4홈런 13타점이라는 성적을 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안타수와 타점이 같다는 점이다. 클러치 히터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런데 지나친 관심과 화려한 조명은 신인 선수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강백호는 이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주중 원정 3연전 마지막 날 경기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왼쪽 다리 근육이 뭉치는 증상이 생겨서다. 강백호는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시즌 개막 후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 라인업에 고정됐다.
김진욱 KT 감독은 강백호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김 감독은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강백호를 불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강백호는 최근 경기전 인터뷰를 자제했다. 김 감독은 "오늘은 다르다. 선발로 뛰지 않으니 (강)백호, 네가 편하게 얘기를 먼저하라"고 인터뷰를 주선했다.
강백호는 "시범경기부터 한 번도 선발 멤버에서 빠지지 않았는데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벤치에서 선배들을 응원하는 것도 좋다"고 웃었다.
그는 전날(4일) 경기에 대해 언급했다. 강백호는 "박병호(넥센) 선배를 바로 눈 앞에서 보는 것만으로 신기했다"며 "그런데 홈런을 치더라. 전날(3일)에는 1루수 쪽 강습 땅볼을 친 뒤 1루로 가 박 선배와 처음 만나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선배가 '사람을 향해 그렇게 빠른 타구를 쳐도 되느냐'며 '다음부터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보내라'고 농담도 했다"고 얘기했다.
강백호는 그동안 자신의 쳐낸 안타 상황을 복기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지난달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로 꼽았다. 그는 "장원준 선배를 상대로 친 홈런"이라고 했다.
강백호는 당시 좌완 장원준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기는 3점 홈런을 쳤다. 그는 "잡아당겨 기록한 첫 홈런"이라며 "장 선배가 던진 낮은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한 뒤 '좀 더 공을 높게 보자'고 생각한 뒤 나왔다.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와 배트를 돌렸고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강백호에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와 관련한 질문도 던졌다. 선동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야구대표팀 승선과 관련해서다. 강백호는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며 "당연히 소속팀이 최우선이고 프로 적응이 중요하다"고 손사래쳤다.
한편 강백호는 이날 대타로 나와 일을 냈다. 2-3으로 끌려가고 있던 KT는 9회초 기회를 잡았다. 그는 9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유한준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강백호는 넥센 마무리 조상우가 던진 5구째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1루 주자 황재균이 이 타구에 홈으로 들어와 3-3 동점이 됐다. KT는 연장 접전 끝에 박병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로 패했지만 강백호는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알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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