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울산은 2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2차전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경기에서 6-0 완승을 거뒀다.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원정 1차전에서 슈팅을 퍼붓고도 골을 넣지 못하며 0-2로 패해 공격 완성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장신 공격수 영입을 하지 못해 걱정이 컸다.
고민하던 김 감독은 브리즈번전에서 변화를 줬다. 키치(홍콩)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이종호-오르샤 투톱, 가시마전 코바-이종호 투톱 가동 대신 오르샤-코바-김인성 스리톱을 내세웠다. 처진 공격수 겸 공격형 미드필더에 2월 초까지 브리즈번에서 뛴 디미트리 페트라토스를 배치했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브리즈전의 높이를 속도로 극복하겠다는 의도였다.
김 감독의 전략은 완벽하게 통했다. 시즌 중 장거리 원정을 왔지만 실전 감각에서 앞서는 브리즈번에 빠른 패스와 속도로 맞섰다. 특히 공간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애를 썼다. 리바운드 볼을 잡으며 볼 소유를 제대로 해주는 것이 승부수라고 본 것이다.
전략은 통했다. 전반 10분 첫 번째 골 과정이 그랬다. 수비에 맞고 나온 볼을 자리를 선점하고 있던 김인성이 잡아 왼발로 낮게 슈팅해 선제골로 연결했다. 13분에는 중앙과 측면 모두 소화 가능한 오르샤가 발이 느린 브리즈번 수비를 속도로 압도해 역습에서 화끈한 골을 터뜨렸다.
34분 오르샤의 두 번째 골도 수비가 처리하는 볼을 잘 잡은 결과였다. 브리즈번은 볼을 잡으면 아크 중앙으로 걷어내려는 습관을 이날 수 차례 보여줬다. 울산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가 뒤로 흐른 볼을 그대로 잡아 슈팅하며 브리즈번 수비에 균열을 가했다.
오르샤와 김인성이 좌우에서 속도로 브리즈번 수비를 흔드는 것은 통했다. 후반 23분 김인성의 다섯 번째 골은 미드필드 중앙에서 연결되는 패스를 수비의 방해에도 속도에서 앞서며 골로 마무리하는 결정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브리즈번전을 위해 비디오 분석을 꼼꼼하게 한 김 감독의 노력이 돋보였다. 김 감독은 잠을 줄여가며 브리즈번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한 뒤 선수들에게 족집게 과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관계자는 "정말 비디오를 많이 보고 분석했다. 가시마전 직후 곧바로 브리즈번 경기 비디오를 프런트에 요청했고 분석에 열을 올렸다. 틈만 생기면 비디오를 봤기 때문에 특징을 훤하게 꿰고 있다"라며 대승의 원동력에 김 감독의 노력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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