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창단 3년 차에 접어드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서울 이랜드FC는 올 시즌 준비 돌입 전 박건하(46) 전 감독과 결별하고 영남대를 맡고 있던 김병수(47)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대학 무대에서 짧은 패스로 영남대 돌풍을 일으킨 김 감독의 챌린지 입문은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현역 시절 '비운의 천재'로 불린 김 감독은 코치 시절을 보낸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 후보에 늘 거론됐다. 이 때문에 포항 팬들은 김 감독을 서울E에 뺏겼다며 구단 경영진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반대로 서울E 팬들은 클래식 승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클래식 승격이라는, 신기루 같으면서도 또 확인하면 보이는 목표에 대해 김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2017 챌린지 미디어데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전했다.
그는 "갑자기 서울E에 왔는데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만들기는 어렵다. 경기 스타일이 롱볼에서 짧은 패스 중심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데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여유를 갖고 서울E를 봐주기를 기대했다.
이는 지난 25일 서울E 출정식에서 한만진 대표이사가 팬들을 향해 "승격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파격적인 선언을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서울E는 창단 첫해인 2015년 무조건 클래식 승격이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챌린지의 위력만 맛보고 좌절했다.
급히 먹으려는 밥이 체한다고 서울E도 천천히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 감독은 "경기 스타일 변화가 상당히 느릴 것이다. 우리 팬들이 상처를 덜 받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선수들도 중도에 포기할까 걱정이다"며 참을성을 갖고 시즌 끝까지 점진적 변화를 지켜봐 주기를 바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패스로 경기를 푼다는 철학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짧은 패스에 기반을 둔 경기를 계속 팀에 녹이겠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패스는 해야 한다"며 패배 등 손해를 보더라도 일관되게 팀 완성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집스럽게 팀 스타일을 완성하려는 이유는 '승격 이후'라는 먼 미래 때문이다. 그는 "승격을 하면 참 좋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승격해도 바로 챌린지로 내려가지 않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승격을 늦게 하더라도 좋으니 탄탄한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생긴다면 더 좋을 것이다"고 전했다.
백지훈, 심영성, 조용태 등 클래식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을 영입한 것도 기대치를 낮췄다. 그는 "아직 이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90분을 뛸 몸이 아니다"며 냉정한 평가를 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몸만 만들어지면 제대로 뛰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김 감독의 비수가 숨어있는 셈이다.
'재창단'의 심정으로 팀 완성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김 감독은 "영남대도 처음 2년은 힘들었다. 서울E도 인내의 시간을 가지면 더 나은 팀으로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 일단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서 장기 비전이 있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는 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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