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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SUN이 닦아놓은 토대 잘 활용한 '초보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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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삼성 신임 류중일 감독이 드디어 일을 저질렀다. 사령탑 부임 칫 해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마침내 확정지은 것이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류 감독은 9회말이 끝나자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선수들과 얼싸안았다.

삼성은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선발 차우찬의 5.2이닝 3실점 후 승리 불펜을 가동해 초반 뽑아낸 5점을 잘 지켜 5-3 승리를 거뒀다.

큰 의미를 지닌 1승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75승(47패 2무)을 기록하며 매직넘버 1만 남겨둔 상황. 2위 롯데(68승 56패 5무)보다 잔여경기가 많은 3위 SK(66승 56패 2무)가 남은 9경기서 전승을 거둬도 도달할 수 있는 수치는 75승. 그런데 삼성은 이날 두산을 상대로 '76승'째를 수확하면서 자력으로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1위는 '신임 감독의 질주'라는 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단일리그로 전환된 1989년 이후 신임 사령탑으로 시즌 정상의 자리에 오른 감독은 2005년 삼성의 수석코치서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우승을 이끈 선동열 감독 뿐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27일 승리로 팀의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으며 그 바통을 잇는 영광스러운 명예를 차지한 것이다.(프로통산으로는 1982년 0B 김영덕 감독(전기리그 우승)과 1983년 해태 김응용 감독(전기리그 우승)을 포함해 역대 4번째. 하지만 김영덕 감독의 경우 프로 원년이어서 '당연히' 신임 감독이었다)

사실 류중일 감독의 삼성 사령탑 선임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선동열 감독의 갑작스러운 용퇴로 인해 곧바로 내부승격된 상황 탓이다. 사실상의 '색깔지우기'로 평가받은 삼성 구단의 결정으로 인해 류중일 감독은 다소 뜻밖으로 사령탑에 올랐고, 당시 "얼떨떨해서 손에 일이 안잡힌다"고 본인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류 감독은 각오를 다잡아가며 우승을 정조준했다. 지난 1월5일 취임식 자리에서 류 감독은 "신임 감독답게 우승을 위해 당돌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삼성은 시즌 개막 후 약간 주춤하기도 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장원삼과 권혁의 초반 공백을 잘 메워내면서 5할대 승률을 이어갔다. 당시 류 감독은 "4~5월 승률 5할만 유지하면 치고 올라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고. 이는 실제로 현실화됐다.

우승의 원동력은 역시 마운드였다. 탄탄한 선발진에 리그 최강의 계투진, 여기에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가세해 화룡점정을 이뤘다. 팀 평균자책점 1위로 역전불패의 방패를 보유한 삼성은 초반 득점만 올려놓으면 상대 추격을 끊어내는 것은 손쉬웠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 오승환이 부상 복귀해 얼마나 잘 해줄지가 관건이었다"며 "승환이가 잘해줘서 우리가 8회까지만 야구를 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최고의 수훈선수로 오승환을 꼽기도 했다.

다만. 이는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류중일 감독은 취임과 동시에 "화끈한 야구로 올드팬들을 다시 불러오겠다"고 선언했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이 (합쳐서) 100홈런을 기록했으면 한다"고 구체적인 공격야구의 목표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 시즌 최형우를 제외하고 박석민과 채태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채태인은 뇌진탕 후유증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즌을 보냈다. 류중일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이 만들어놓은 토대 위에 화끈한 야구를 덧입히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분명 삼성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끌어낸 명 사령탑이다. 철옹성 마운드가 큰 원동력이었다고는 해도 류중일 감독의 '1이닝 더 길게 가는 선발투수 운용'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 스타일의 선동열 감독과는 달랐고, 돌아온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화력을 크게 증폭시키지는 못했지만, 팀 도루 1위로 기동력에서만큼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류중일 감독은 선동열 감독이 마련해놓은 토대를 잘 운용하면서, 화력의 화끈함 없이도 매번 승리를 일궈냈다. 그런 점은 확실히 인정받아야만 하는 감독의 실력이자 능력이다.

이제 류중일 감독은 사령탑 첫 해에 단번에 명장의 대열에 명함을 내밀면서 야구 인생 2막의 화려한 시작을 수놓았다. 이 정도면 위대한 초보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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