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나약한 모습도 결국 나, 다 내려놓은 컴백"(인터뷰①)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언제나 긍정적인 힙합으로 리스너에게 기분 좋은 음악을 선사하던 지코가 반전을 꾀했다. 어느 때보다 감성적인 노래로 꾸려진 정규 1집 'THINKING'이 바로 그것. 트랩부터 댄스홀, 어쿠스틱 발라드까지 폭넓게 확장된 음악과 진정성 있는 가사들이 이번 앨범 전반에 녹아있다.

특히 이번 정규 앨범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는 지코만의 쓸쓸한 이별 감성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새로울 전망이다. 지코는 최근 서울 이태원 모처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음악적 변신을 꾀한 배경, 블락비의 재결합 가능성, 회사 CEO가 된 이후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아래는 지코의 일문일답.

◆'파트1', '파트2'로 앨범을 반씩 나눠서 발표한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대중이 음악을 소비하는 시간이 빨라지고 살아가는 호흡도 가빠졌기 때문에 이같은 선택을 했다. 10곡에 달하는 다양한 무대, 장르가 한번에 공개한다는 건 듣는 이들에게 피로감이 느껴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싱글 아닌 앨범으로 내는 건 아티스트로서의 자존심인가.

-지금 아니면 정규를 언제 낼 지 모르겠다 싶었다. 많은 분들이 앨범 단위의 내 결과물을 궁금해했다. 내가 싱글로 이 노래를 내면 내 기대에도 못 미칠 것 같았다. 그 시기가 지금이라 생각했다.

◆지코를 생각하면 떠오르던 밝은 음악 대신 감성적인 노래가 앨범의 주를 이룬다.

-예전에는 파티 랩, 긍정적인 바이브를 전달하는 노래가 많았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감정의 결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앨범 작업 방식 역시 사운드적으로 쾌감을 주기보다는 공감대를 이끌어가는데 중점을 뒀다. 그래서 감성적인 트랙에 집중했다.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내가 그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일부러 기피했던 부수적인 감정을 스스로 받아들였다. 지코라는 캐릭터가 가진 이미지가 세고 자유분방하고 날이 서 있는 면모였다면, 그 캐릭터를 유지하려고 했다.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건 나 스스로를 내려놓는 일이 될거라는 염려가 있었다. 그 부분에 있어 초연해졌다.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은연 중에 무시하려고 했던 감정을 계속 방치하면, 그게 쌓여서 나를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꺼내놓고 훌훌 털어내버리자 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념으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이같은 변화의 계기가 있었나.

-특정한 계기라기보다 내가 겪었던 모든 일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커다란 감정으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

◆인간 우지호와 지코의 가장 다른 점은?-보여지는 지코는 두려움이 없고 항상 자신감이 있지만, 우지호는 고민과 생각이 많다. 또 본인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배종옥을 뮤직비디오에 섭외한 계기는?-내가 출연하거나 남녀 주인공을 정해놓고 그들을 출연시키면 진부해질 수 있겠다 생각했다. 배종옥은 표정 하나만으로 남겨짐에 대한 서사가 담길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전혀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 컨택했는데, 내 곡을 듣고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 잘 들으셨다고 하더라. 정말 감사했다.

◆타이틀곡 제작 과정 및 선정 과정이 궁금하다.

-어떤 노래를 타이틀로 해야할까 고민할 때, 회사 분들께 모니터링을 통해 의견을 구했다.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곡 위주로 선별했다. 그게 '천둥벌거숭이', '사람', '남겨짐에 대해'였다. '남겨짐'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반주와 멜로디가 먼저 나왔고, 호기심이 들만한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서 고민했다. 한강에 나갔을 때, 점차 점차 사람이 빠져나가는 걸 보며 '나 혼자 남겨졌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불현듯 '남겨짐'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냈고 그걸로 섬세한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