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고인이 된 스승에게 K리그 클래식 승격이라는 멋진 선물을 하고 싶었던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에게는 뼈아픈 경기였다.
이정협은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부차기로 상주 상무가 클래식에 잔류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한 시즌을 승격을 위해 뛰었지만, 승부의 여신은 상주의 잔류에 손을 들어줬다.
1차전에서 골대를 두 번 맞히고 2차전에서도 전반 16분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지만 끝내 침묵했던 이정협이다. 이승엽 감독대행이 이정협을 믿고 풀타임 출전이라는 기회를 부여했지만 아쉽게 그의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고(故) 조진호 전 부산 감독이 급성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눈물로 경기를 뛴 이정협이었다. 승격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뛰었지만, 결과는 챌린지에서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됐다.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던 부분을 통렬하게 반성한 이정협이다. 그는 "1-0으로 경기가 끝났지만, 부산에는 한 골이 아닌 두 골이 필요했다. 골을 넣으려 노력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코칭스태프께도 정말 미안하고 할 말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부산은 승강 PO도 치른 뒤 FA컵 결승전도 해야 한다. 시즌이 길다. 일단 승강 PO는 승격 좌절이라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승격만 했다면 기쁘게 FA컵 치렀겠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이정협은 "코치님께서도 강조했던 부분이 승강 PO였다. FA컵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승격이었다. 오직 승격을 위해서만 뛰자고 했었다. 아쉽게 결과를 만들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전방에서 상주 수비와 경합했던 이정협이다. 공중볼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다. 전반 16분 정석화의 가로지르기를 받는 과정에서 윤영선에게 밀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했지만, 마지막 한 방이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제 남은 것은 울산 현대와의 FA컵 결승 1, 2차전이다. 오는 29일 홈에서 1차전을 치르고 12월 3일 울산에서 2차전을 갖는다. 우승팀은 내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얻는다. 이정협은 "FA컵이 남았다. 꼭 올해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 조진호 감독에 대해서는 "원정 응원석에 감독님 얼굴이 나온 현수막이 보였다. 그래서 감독님께 '도와주세요'라고 기도 아닌 기도를 했다. 하지만, 모두 내 잘못이다. 하지만, 모두 내 잘못이다. 더는 드릴 말이 없다. 감독님께도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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