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BIFF]신수원X문근영 '유리정원', 영화제 포문 열다(종합)2017.10.12 16:13
문근영 "내 영화로 첫 BIFF 참석, 영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작 '유리정원'의 기자 시사와 공식 기자회견으로 본격적인 영화 행사를 시작했다. '유리정원'의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과 오랜만에 영화계에 복귀한 배우 문근영 등 개막작의 주인공들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감독 신수원, 제작 준필름)의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과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임정운이 자리를 빛냈다.



'유리정원'은 홀로 숲속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 분)과 그녀를 훔쳐보며 초록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해 소설을 쓰는 무명 작가 지훈(김태훈 분)의 이야기다. 지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 이야기가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그린 내용이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신수원 감독은 대한민국 여성 최초로 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인물이다. 영화 '마돈나'와 '명왕성', '레인보우', 단편영화 '순환선'으로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항 바 있다.

이날 신수원 감독은 "'유리정원'의 소재는 오래 전부터 구상했다"며 "영화를 하기 전에 소설을 오랫동안 썼다. 그러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고민들을 영화로 한 번 풀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수원 감독은 "영화 '마돈나'를 구상할 때부터 소설가가 주인공인 영화, 그 소설가가 세상에서 상처를 입은 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의 인생을 표절하는 이야기를 생각했다"며 "그런 가운데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아 시나리오를 쓰다가 덮었다. 그 상태에서 '마돈나'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돈나' 시나리오를 쓰던 중에, 그 영화 속 뇌사상태 식물인간 미나 이야기를 쓰다가 '유리정원' 아이템이 생각이 났다"며 "과연 뇌사 상태에서 신체를 움직이지 못한 사람들은 영혼도 없는 걸까 고민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물인간이라는 말을 쓴다는 게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수원 감독은 "그때 마침 인터넷에 돌던 여인의 형상을 한 나무 이미지를 봤다. 세상에 상처 입고 꿈과 이상이 짓밟힌 여자가 환생하는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했다"며 " 실제로 엽록체를 연구하는 과학도가 있다.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재연을 주인공으로, 그 여자를 지켜보는 무명 소설가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극 중 재연 역을 맡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의 주인공으로 부산을 찾은 문근영은 처음으로 자신의 출연작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지만 한 번도 내 영화로 참석한 적은 없었다"며 "제가 찍은 영화가 개막작이 되고 그 영화로 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아무래도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제이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는 영화제 아닌가"라며 "이렇게 큰 영화제에서 많은 분들께 '유리정원'이라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근영이 연기한 인물 재연은 한 쪽 다리가 불편해 걷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인물이다. 그는 이 인물을 준비하며 겪은 과정을 돌이키기도 했다. 문근영은 "다른 영상들도 참고하고 사람들의 조언도 구했다"며 "직접 다리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며 생활하려 노력했다"고 알렸다.



극 중 작가 지훈 역을 연기한 김태훈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제21회 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장률 감독의 '춘몽'에도 특별 출연해 영화제 관객을 만난 바 있다. '유리정원'이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김태훈은 연이어 2년 간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에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태훈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밝게 웃으며 답했다. 그는 "'유리정원'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년 장률 감독의 '춘몽'이라는 영화에 출연했었던 것이 떠올랐다"며 "영화 '경주' 때부터 좋아했던 감독님이라 한 두 신 특별 출연으로 출연했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이어 "한국영화가 2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것이 드문 일이다"라며 "한국, 외국 배우 통틀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연이어 얼굴을 비춘 것은 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어 영광스럽게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전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었던 정치적 탄압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신수원 감독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예술인을 분류하고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표현의 자유를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리정원'에서는 4대강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며 "만약 제가 과거 그 정권에서 이 영화를 틀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신수원 감독은 "('MB 블랙리스트'는)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도 잣대를 댄 행위"라며 "저는 운 좋게 피해갔다. 결코 앞으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를 오늘까지 키워주신 것은 관객들"이라며 "오로지 영화제는 영화와 관객이 주가 돼야 한다. 어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상황 속에서라도 영화제의 주인은 온전히 관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년, 50년, 100년 후 우리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감히 예언할 수 없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 존재하고 이런 감독님의 아름다운 영화들이 계속해 나와준다면 온전히 그들이 주인인 영화제를 지켜야 하고 이 영화제가 온전히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신을 잃지 않는 영화제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12일) 개막해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유리정원'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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