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희, 6년차 여배우의 변신
2013.11.07 오전 9:45
"박서준과 로맨스 연기, 멜로 감성 채웠죠"
어느새 이렇게 훌쩍 성숙했을까.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던 4차원 엉뚱 소녀는 사라졌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선 참한 며느리였고 사랑스러운 아내였다. 발랄함 이면의 여성미가 만개했다. 백진희의 재발견 혹은 찬란한 변신이었다. 발랄함과 차분함. 정반대의 이미지가 교차하는 지점에 여배우 백진희가 있었다.

글| 이미영 기자 사진-영상| 정소희 기자




백진희는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단아하지만 똑 부러지는 청담동 셋째 며느리 몽현을 연기했다. 현실로 나온 백진희는 스물네살 여배우, 그 자체였다. 드람 속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만 같던 그 눈망울이 밝은 미소로 반짝였다. 발랄했고 환했다. 그러다가도 똑 부러지고 강단있는 모습을 드러내자 몽현과 많이 닮아있었다. 백진희는 "몽현인지 저인지 몰랐던 6개월이었다"고 웃었다.

'금나와라 뚝딱'은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 속에서 종영했다. 백진희는 드라마 인기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박서준과의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은 한지혜와 연정훈 커플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말에 TV를 틀어도 '금나와라 뚝딱'이 안 나오고 매주 나오던 대본도 안 나오니깐 종영이 실감나요.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몽현이에게 푹 빠져있었죠. 빨리 떠나보내고 싶진 않아요."

극중 백진희는 재벌가 아들 박현태(박서준)와 정략 결혼, 애절한 멜로와 풋풋한 로맨스를 오가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바람둥이 남편 현태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평강공주' 못지 않은 내조로 남편을 철들게 했다. '금뚝딱'의 막장 요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는 '힐링 커플'이었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두 커플을 지지하는 응원글이 넘쳤고, 두 사람의 캐스팅을 '신의 한수'라고도 표현했다.

백진희는 "현태와의 모든 장면을 잊을 수 없다"며 "부족했던 멜로 감성을 채웠다"고 말했다.

"처음 만났던 선자리도 기억이 나고, 프러포즈를 받던 장면, 첫 키스 장면, 헤어지는 장면 등 다 기억에 남아요. 매신 매신 공들여서 했던 것 같아요. 알콩달콩한 장면을 찍을 때는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또 시청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생각도 했어요. 오글거린다는 시청자들도 있었는데 사실 찍을 때는 그런 것을 못 느꼈어요. 감정이입을 해서 찍다가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는 '오늘 좀 오글거렸나' 생각했죠. 대리만족을 하면서 찍었고, 그간 제게 부족했던 멜로 감성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유독 러브라인이 많았던 '금뚝딱'이었지만 백진희는 "드라마 속 커플 중 우리가 최고였다. 저희의 풋풋함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보는 분들도 많이 설렜고 저도 대리만족했다"며 웃었다.

실제 촬영장에서 박서준과의 호흡도 좋았다. 백진희는 박서준을 '건실한 청년'으로 표현했다.

"서준 오빠는 생각도 올바르고 진중한 편이예요. 성격도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연기적인 센스를 타고난 것 같아요. 믿음이 생겼고, 호흡도 척척 맞으면서 몽현 커플의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아요."

박서준과의 로맨스는 행복했지만, 시집살이는 고달팠다. 올해로 스물네살, 작품 속에서 처음으로 시집살이를 경험한 그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실 작품 속에서 결혼하는 장면도, 시집살이도 처음이었어요. 극중 덕희(이혜숙 분) 선생님께 혼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리액션에 실제 감정이 들어가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감정이 북받치면서 엄마가 보고 싶기도 하고. 서럽거나 할 때는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드라마 끝나고서야 들었는데 저희 엄마가 (박)서준 오빠를 처음에 미워했다고, 마음이 아팠었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웃음)."

'금나와라 뚝딱'에서 며느리이자 아내 역을 연기하면서 막연하던 결혼관도 확고해졌다고 털어놨다.

"제게 결혼은 막연한 이상이었요. 작품을 하다보니 화목한 가정, 사랑을 많이 받고 사랑을 많이 주는 가정을 가진 분과 결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건이 다가 아니잖아요. 배우자도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결혼이요? 항상 결혼은 하고 싶죠. 빨리 하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백진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도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을 들었다. 순수하고 발랄한 모습 이외에도 여성스러운 모습이 부각됐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으로 대중들에게 강렬하게 새겨졌던 캐릭터도 '금나와라 뚝딱'을 통해 벗었다. 사실 '하이킥'은 그에게 행운이었지만 부담이기도 했다.

"'하이킥'은 한쪽 면, 과도한 밝음이 부각됐던 작품이었어요. 엉덩이를 노출하고 짜장면을 십초 만에 먹고 하는 강렬한 장면들을 아직도 많이 기억하고 계세요. '하이킥'을 걷어내야 한다든지, 그 이미지를 어떻게 벗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죠. '하이킥'이 워낙 이슈가 됐던 작품이라, 아마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있었고, 그 때는 갖지 못한 여성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백진희는 아직 스물 네 살의 어린 배우지만 어느새 연기 생활 6년차를 맞았다. 2008년 독립영화 '사람을 찾습니다'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 '반두비' '페스티발' '어쿠스틱' '열여덟 열아홉'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폭을 넓혀왔다. 큰 공백없이 부지런히 연기하는 배우다. 이번에도 휴식을 채 누리기도 전에 새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캐스팅, 순제(지창욱 분)와 정략결혼을 해 기황후(하지원 분)와 대립각을 세우는 타나실리 역을 맡았다. 데뷔 이후 큰 공백이 없었던 부지런한 배우, 백진희는 또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금나와라 뚝딱'을 6개월 동안 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중간에 영화 홍보도 하고, 일본도 다녀왔지만 죽을만큼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즐겁게 일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오래 쉬고 싶지도 않아요. 쉬는 기간에 다른 걸로 채울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배우고 얻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이 재충전인 것 같아요. 연기가 하고 싶도록 끓어오르게 하는 작품을 만나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출생 1990년 2월8일

취미: 연기

좋아하는 배우: 오드리 도투

좋아하는가수: 슈퍼주니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혈액형: 0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