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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식인멧돼지와 사투, 예쁘게 보일 틈이 없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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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얼굴에 연약한 몸매. 배우 정유미의 외모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은 그런 청순가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유미는 '차우'와 '10억' 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공개된 '차우'에서 정유미는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퍼머머리, 진흙을 잔뜩 묻힌 얼굴로 식인멧돼지에 쫓기며 산 속을 뛰고 구른다.

정유미는 "전작들보다 능동적이고 새로운 캐릭터라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고 '차우'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캐릭터의 성격도, 움직임도 능동적이었죠. 몸을 많이 쓰는 연기가 생각보다 재미있던데요. 더 움직이지 못했을 때는 '좀 더 할걸' 하는 아쉬움도 남고 자연스럽게 근력이 생기면서 운동도 됐어요."

정유미는 또 '차우'에서 여배우로서 외적인 아름다움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듯 '처절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짊어진 가방 안에도 실제로 짐들을 채워넣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정글을 뛰어다녀야 했다.

"멧돼지에 쫓기는 상황에는 그게 맞을 것 같아서 한 거예요. 다섯명이 같이 뛰는데 다 흙탕물이 묻고 저만 여자라고 안 묻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예쁘게 보이고 싶다면 그걸 선택하지 말았어야죠. 최대한 그 상황을 리얼하게 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차우'는 숲 속 장면의 대부분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해왔다. 해외 촬영이라 호화로웠을 거란 생각은 오산. 국내에서의 촬영보다 훨씬 힘들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배우들끼리는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지만.

"다들 저보다 선배분들이라 보고 배우는 것이 많았죠. 다칠뻔한 상황이 많았는데 큰 부상을 당한 사람도 하나 없어 다행이었죠. 사실 초반에는 한국 스태프와 미국 스태프들간 호흡이 안 맞아 힘든 점도 있었어요. 우리는 밤샘 촬영에 익숙하지만 현지에서는 하루에 12시간 찍으면 촬영을 종료해야 해서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됐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그런대로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래도 정유미는 고생이 고생 같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시사회 등 큰 무대에 오르는 게 더 어렵다는 일종의 '무대 울렁증'을 털어놨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힘든 거니까 더 잘 해야 하고 즐기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촬영 때 고생보다는 제작보고회나 시사회 때 수많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더 힘들어요. 무대 올라가는 것과 연기는 기분이 정말 다르죠. 그 많은 카메라들을 보면 긴장 돼서 컨트롤이 잘 안 되더라고요.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일 하면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그런 자리가 많이 어색해요."

인기보다는 영화 자체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정유미는 "이번 '차우'도 특별히 오락영화라 '대중들과 더 가까워져야지' 해서 선택한 건 아니었다. 필모그래피를 봐도 항상 그때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했던 것"이라며 "열심히 찍은 것을 많은 분들이 봐주면 더 좋겠지만 흥행이 욕심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냥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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