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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돌 그룹, 日 모방 단계 넘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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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아이돌 그룹의 포문을 연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음악성을 기반으로 수많은 팬을 형성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떠올랐다.

이후 아이돌 그룹으로 부상한 것은 H.O.T다. 그런데 H.O.T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달리 기획사의 마케팅에 의해 탄생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자생적인 아이돌 그룹이었다면 H.O.T는 상업적 시스템에 의해 성공한 첫 케이스이며, 이후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의 생산양식을 주도한다.

주목할 것은 H.O.T 이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아이돌 그룹의 형태와 탄생방식이 일본의 모습과 닮았다는 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탄생기지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다.

SM의 아이돌 그룹 탄생 시스템은 소속가수 H.O.T의 성공 이후 다른 연예기획사들에게 거의 교본처럼 인식된 상태다. 더구나 H.O.T 이후 탄생한 아이돌 그룹들은 SM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후광효과를 누린다.

SM을 설립한 이수만은 '음악도 산업'이라는 기치아래 가수들의 매니지먼트와 관련해 상업적인 가치 창조를 강조했고, 그는 신화, S.E.S,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의 아이돌 그룹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가히 '한국적 아이돌 시스템의 창조자'라 불릴 만하다.

그런데 가까운 일본의 아이돌이 발전해온 길을 바라본다면, 한국의 아이돌과 그 탄생방식이 일본과 너무 흡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에 SM이 있다면 일본에는 '쟈니스'라는 기획사가 있다. 쟈니스는 일본의 대표적 아이돌 그룹인 SMAP를 비롯해 소년대, V6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 대형 기획사다.

쟈니스에는 '쟈니스 주니어'라는 시스템이 있다. 쟈니스 주니어는 기획사의 연습생들을 일컫는 말로 이들은 기존 인기 가수의 백댄서 등으로 활동하다가 기획사가 새로운 그룹을 꾸리게 되면 그 그룹의 콘셉트에 맞는 자리로 들어가 아이돌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SM의 연습생 역시 쟈니스 주니어와 같은 길을 걷는다.

쟈니스의 대표적 그룹이자 일본 아이돌의 상징인 SMAP는 1991년 6명으로 데뷔한다. SMAP는 데뷔 초기에는 '최악의 아이돌그룹'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후 아티스트가 아닌 엔터테이너로서의 재능을 앞세워 쇼프로를 먼저 공략해 데뷔 4년째(1995)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지난 1995년에 설립된 SM은 설립 이듬해 H.O.T라는 그룹을 선보인다. 그 전에도 그룹형 아이돌은 많았다. 하지만 음악이 먼저였던 예전 국내 아이돌과 달리 H.O.T는 음악은 물론, 엔터테이너로서의 측면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을 구성하는 멤버 숫자 또한 SMAP와 SM의 공통점의 하나다.

SMAP는 6명의 멤버로 시작했다. H.O.T 이전부터 주력으로 준비해왔다는 신화 역시 6명이다. SMAP의 멤버 모리카즈유키가 1996년 탈퇴하며 SMAP은 5명이 된다. 1996년에 데뷔한 H.O.T 역시 5명이었다.

이런 단순한 산술적 비교가 아니더라도 H.O.T나 신화가 SMAP식 아이돌 상업 모델을 지향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실례로 신화와 슈퍼주니어가 선보인 '따로 또 같이'라는 시스템은 일본아이돌에게서 쉽게 보여지는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신화 이전에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최근의 소녀시대 또한 마찬가지다.

SMAP에 견줄 만한 일본의 여성 아이돌로는 '모닝구무스메'라는 그룹이 있다. 쟈니스와 함께 일본의 양대 기획사로 꼽히는 헬로프로젝트(hello project)의 여성그룹인 모닝구무스메는 10명이 넘는 인원(최대 15명)이 때로는 그룹으로 때로는 솔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졸업'이란 시스템을 둬 멤버교체도 이뤄진다.

SM 소속의 소녀시대 멤버 수 역시 9명으로 국내 여자 그룹 사상 최대인원을 자랑한다. 이들은 각자 장점을 살려 개인 활동도 병행하며 팀 전체의 파워를 키우고 있다.

SM의 상업적인 성공은 국내에서 수많은 SM 아류를 낳았고, SM은 그 아류 속에서 프리미엄을 갖는다. SM출신들은 SM이라는 이유만으로 데뷔 때부터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받는다. SM을 중심으로 하는 팬카페가 존재할 정도로 SM이란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 브랜드는 이제 새로운 형식의 시도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주니어의 경우 음악의 장르, 활동 지역에 따라 다양한 유닛을 탄생시키고 있는 것.

발라드의 '슈퍼주니어-KRY', 트로트의 '슈퍼주니어-T', 그리고 중국에서 활동할 경우 중국인 멤버로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헨리를 포함시키는 '슈퍼주니어-차이나'에 이르기까지 수퍼주니어라는 하나의 브랜드는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헨리가 멤버로서 활동할 '슈퍼주니어 차이나'의 경우 내년 초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중국인 멤버 한경과 헨리를 주축으로 슈퍼주니어 멤버 일부와 함께 그룹을 결성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음악의 장르적 분화에 따른 유닛 형식의 활동, 현지화와 세계화가 결합된 지역적 유닛 운영 등은 이제 우리 아이돌 그룹이 일본의 아이돌 그룹을 모방하는 단계를 벗어나 우리만의 창조적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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