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대' 김무성의 무대는 끝났을까
2018.12.06 오전 8:02
대선·총선 불출마 선언했지만, 존재감·무게감 여전
[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정치 인생의 마지막 꿈이었던 대선 출마의 꿈을 접고자 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일익(一翼)을 담당한 사람으로, 새누리당의 직전 당 대표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다.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

2016년 11월 23일.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개헌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18년 6월 15일에는 "한국당은 새로운 가치와 민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몰락했다. 새로운 보수 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대권' 도전의 '꿈'을 꾼다. 한번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더 높은 곳,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어 하는 게 대다수 정치인들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좋은 법을 만들고 국정을 심의하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이를 수행하기 위한 원초적인 원동력은 권력욕과 명예욕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역임하고, 한때 28주 연속 차기 대권주자 1위를 기록한 적이 있는 김 의원의 '대선 불출마'와 '총선 불출마' 선언은 무릇 "정치에 대한 욕심을 모두 내려놨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게다가 김 의원은 실제로 21대 총선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박계와 친박계 간 계파 갈등을 우려해 '불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무대(무성 대장)' 김무성의 정치 무대는 정말 끝났을까.

대신, 김 의원은 최근 잇따라 친박계와 접촉하며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보수대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구속 수감 중인 최경환 의원의 면회를 다녀왔고, 바로 다음날인 29일에는 권성동 의원과 함께 친박계 홍문종·윤상현 의원,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을 만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행보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보수 분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보수대통합'에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보수대통합의 주도권을 잡는 것은 물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초에 치러질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 때 '김무성 오른팔'로 불렸던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 김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를 맡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김학용 의원을 원내대표에 당선시킨다면, 김 의원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또,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김 의원의 영향력은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직접 출마하지 않고 김 의원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입김'을 행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선 정국에서도 '킹메이커' 역할을 노려볼 수 있다. 한때 김 의원은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막스 베버(Max Weber)는 저서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란 한 정치적 조직체 내에서의 권력배분 또는 여러 정치적 조직체들 간의 권력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 "보수 재탄생의 밀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 "새로운 보수 정당 재건"이라는 '역할'을 제시했다. 대선·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치를 완전히 그만두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인정하기 싫든 좋든 현재 한국당에서 김 의원만큼 존재감과 무게감을 가진 의원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무대' 김무성의 무대가 끝나지 않은 이유다.

/송오미기자 ironman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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