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리즈 완벽투' LG, 1패 뒤 1승 반격

[김형태기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흑진주' 레다메스 리즈를 앞세운 LG가 반격에 성공했다.

LG는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리즈의 완벽피칭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날 패배를 설욕한 LG는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들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이날 패했으면 시리즈 역전 전망이 불투명할 뻔했지만 곧바로 1승을 올리면서 남은 3경기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리즈의 날이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압박감 심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리즈는 그러나 기대 이상의 쾌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완벽하게 놓았다. 이날 리즈는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단 1안타 2볼넷만 허용하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5회초 선두 홍성흔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두산 타자들은 리즈의 광속구를 방망이에 맞히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리즈의 호투 뒤에는 LG 타선의 선취득점이 큰 힘이 됐다. LG 타선은 2회말 먼저 2점을 얻으면서 전날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다. 선두 이병규가 두산 선발 이재우의 제구 난조로 볼넷을 고르자 후속 오지환도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2루. 손주인의 착실한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윤요섭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이병규를 불러들였다. 이어진 2사3루에서는 박용택이 좌측 2루타로 오지환을 불러들여 추가점수를 올린 것.

이후는 리즈의 '원맨쇼'였다. 리즈는 2회 2사 뒤 이원석에게 볼넷을 허용했을 뿐 시속 150㎞ 후반대의 강속구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3회와 4회 삼진 3개를 곁들여 6타자를 내리 잡아낸 그는 5회 선두 홍성흔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원석을 3루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처리했고,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내 몰린 1사 1,2루에선 양의지를 유격수 병살타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리즈의 호투가 이어지는 동안 LG 타선은 줄기차게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좀처럼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3회말 2사 만루에선 손주인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5회 2사 1,2루에선 윤요섭이 중견수 플라이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박용택의 2루수 내야안타와 이진영의 희생번트, 두산 5번째 투수 정재훈의 폭투로 잡은 6회 1사 3루에선 이진영의 내야땅볼 때 3루주자 박용택이 홈에서 횡사했고, 정성훈은 2루수 뜬공으로 힘없이 물어났다.

찬스 뒤 위기가 온다는 것은 야구의 오래된 불문율. 그러나 LG 선발 리즈는 좀처럼 두산에 반격의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마음먹고 뿌리는 광속구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바람만 갈랐다. 두산은 2회와 5회를 제외하곤 리즈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주자를 내보내지 못했다.

리즈의 투구수가 107개 되자 김기태 LG 감독은 9회초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했고, 봉중근은 두산의 김재호, 이종욱, 정수빈을 모조리 틀어막으며 LG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를 완벽하게 매조졌다.

두산은 1.2이닝 2안타 3볼넷 2실점한 이재우에 이어 6명의 투수를 줄줄이 투입했다. LG 타선을 10안타 2실점으로 억제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전날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역시 잠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