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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양승호 감독, '웃어라, 즐겨라' 여유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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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장기전에서 보여준 '소통의 리더십'이 단기전에서는 '여유의 리더십'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이 항상 선수들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쫓기는 조급증 대신 '여유'를 과시하며 큰 승부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20일 문학구장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서 선발 부첵의 뒤를 이은 장원준의 4이닝 무실점 피칭과 5회초 손아섭의 선제 적시타, 6회초 이대호의 쐐기 솔로포로 2-0 승리를 거뒀다.

벼랑 끝에서 기어오른 승리다. 롯데는 1, 3차전에서 패한 상황이었고, 이날 무너지면 그대로 2011 가을야구는 막을 내릴 뻔했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3차전 승리 후 "5차전 선발은 없다"고까지 선언하며 물오른 기세에 자신감을 내비쳤고, 롯데는 막판까지 몰리면서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롯데는 끝내 SK의 뒷심을 막아내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면서 22일 사직 5차전까지 '비룡군단'을 끌어들였다.

눈길을 끄는 점은 양승호 감독의 태도다.

양 감독으로서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결코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로이스터 전 감독과의 재계약 대신 자신을 영입한 구단의 의중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강한 팀이 된 롯데의 힘으로 이번에야말로 '가을악몽'을 지워내야함을 깨닫고 있다.

이번에는 상황도 좋은 편이었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지난 3년과는 달리 올해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가졌다. 1989년 단일리그 전환 후 정규시즌 최고의 성적과 함께 가을야구를 대비할 수 있는 천금의 열흘도 얻어냈다.

바꿔 말해 롯데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SK든, KIA든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유리한 고지에서 당연히 상대를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정규시즌 2위의 성적은 이미 과거가 됐고, 양승호 감독은 지도력을 보여줘야 하는 포스트시즌 진검승부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롯데는 정작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6-7로 패했고, 현장에 모인 취재진과 야구계 관계자들은 롯데가 또 다시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스 장원준을 투입했고 연장까지 가는 접전에서 패한 탓에 기세가 확 꺾였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여기서 양승호 감독의 스타일이 정확히 나왔다. 양 감독은 1차전 후 인터뷰에서 상기된 얼굴 속에서도 웃으면서 "질문할 게 있으면 어서 하라"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으레 느껴지는 패장의 분위기를 전혀 노출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천불이 났을 테지만, 사령탑이 첫 판 패전의 아쉬움을 인정하게 되면, 팀 분위기가 그대로 무너질 것으로 판단했다.

3차전에서 패한 후에도 마찬가지다. 양승호 감독은 "버스를 대절할테니 기자들도 같이 부산까지 가자"고 농담을 던지면서 껄껄 웃었다. 1패만 더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상황에서도 양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3차전 패배 후에야 소집한 선수단 첫 미팅에서도 양 감독은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지만, 즐겨라, 야구를 하면서 즐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웃고 즐겨라." 양승호 감독은 패할 때마다 선수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위축되지 않아야 공격이든, 수비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승호 감독의 웃음과 여유는 성공적인 성과를 가져왔다. 아직까지 5차전 최종 승부가 남아있지만 4차전 압박감 속에서 탈출한 롯데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분위기를 가장 잘 타는 롯데임을 감안하면, 이제 쫓기는 쪽은 SK가 됐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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