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찜' 유재학 감독 "사실은…고민 안했다"

[정명의기자] "바로 이종현이라고 하면 재미없잖아요."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이종현(203㎝, 고려대)을 지명한 뒤 남긴 말이다.

유재학 감독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이종현을 1순위로 선발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과다.

'혹시나'하는 시선들도 있었다. 유 감독이 지난 3일 1순위 지명권의 행운을 얻은 뒤 "이종현과 최준용 중에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남겼기 때문.

그러나 이날 유 감독은 "사실 고민 안했다. 바로 이종현이라고 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취재진을 향해 "다들 궁금해 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이어 유 감독은 "이종현을 수비 쪽에서는 골밑만 지키는 수비가 아닌 외곽 수비도 가능한 선수, 공격에서는 대학 시절보다 활동폭을 넓혀주는 것이 내 목표"라며 "앞으로 한국 농구의 10년을 책임질 중요한 선수다. 이제는 용병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발전된 농구를 해야 한다"고 이종현의 새로운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유 감독이 1순위 지명권을 놓고 고민을 하겠다는 말을 이종현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종현은 "솔직히 어떤 감정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감독님이 둘의 스타일을 잘 아시니 알아서 뽑아주실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정도 (1순위를) 예상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종현은 "작년에는 오리온스가 우승한 모습을 지켜봤다"며 "최대한 몸을 만들어서 두목을 잡도록 하겠다"고 지난해 챔프전 MVP를 수상한 고려대 1년 선배 이승현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이승현의 고려대 시절 별명이 '두목 호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