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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성남, 퇴장 변수가 만든 처절한 정신력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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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8강전 3명 퇴장, 9대10의 보기 드문 사력전

[이성필기자] 퇴장이라는 변수가 보기 드문 경기를 연출했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 수원 삼성-성남FC의 경기가 열렸다. 우승을 해서 내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한 양 팀에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공격력은 있지만 실점도 자주 해서 이길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했던 수원과 끈끈한 수비는 좋지만 공격이 티아고와 황의조에게 집중되는 성남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당연히 승부차기에 대한 예측이 많았다. 양 팀은 오는 16일에도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로 겨루기 때문에 숨길 것이 없었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90분 내에 끝낼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끝까지 가는 거다. 승부차기까지 할 것 같다"라며 끝장 승부를 예고했다. 승부차기 준비에 대해서도 "잘 차는 선수는 잘 찬다"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4강에 가려고 한다. 승부차기 연습은 선수별로 한 번씩은 했지만 '여기까지는 가지 말자'라고 했다"라며 90분 또는 연장전인 120분 내에 끝내겠다고 답했다. 승부차기로 가는 것 자체가 변수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경기는 예상 밖으로 흘렀다. 송민석 주심의 판정이 단호했고 전반 시작 2분 만에 수원 이종성에게 경고가 나왔다.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고 결국 18분 성남 김태윤과 이종성이 볼 경합 과정에서 시비가 붙었고 동시 퇴장을 받았다.

성남은 중앙 수비수, 수원은 공수 연계를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빠지면서 비상 상황이 펼쳐졌다. 설상가상으로 성남은 측면 공격수 티아고가 왼쪽 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당하며 실려 나갔다.

이후 재미난 내용이 만들어졌다. 수원은 공격수 없는 축구를, 성남은 황의조에 김현이 교체 투입 되면서 높이가 있는 공중볼 축구를 구사했다. 서로 해보지 않았던 내용의 축구를 구사하게 됐다는 점에서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전반 추가시간 수원의 구자룡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뒤에는 9대10으로 싸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선 수비 후 역습'의 대명사 성남은 수원을 가둬 놓고 공격 일변도로 축구를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세트피스 외에는 답이 없었다. 수원은 사실상 수비 연습만 했다. 후반 38분 성남 피투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이 될 정도로 정상적인 공격 전개에서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의외로 수원이 수비를 잘 해냈다.

양 팀은 처절하게 싸웠다. 이 와중에 수원의 반델레이 피지컬 코치는 주심에게 항의를 하다 벤치 퇴장을 당하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최근 수원 구단에 불만을 뿜어냈던 수원 서포터는 큰 목소리로 "힘을 내라 수원"을 외치며 전투력을 모았다. 양 팀 모두 정신력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포지션도 파괴됐다. 인원이 부족한 수원은 중앙 미드필더 박현범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등 창조적인 플레이에 나섰다. 성남은 수적 우세에도 수원의 수비를 뚫지 못하는 기이한 장면이 계속 됐다. 지친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잠시 멈추는 동안 그라운드에 누웠다. 그 정도로 힘든 전투였다.

결과는 냉정한 승부차기로 갈렸다. 승부를 떠나 죽을 힘을 다해 뛴 양 팀 선수들의 정성과 성의를 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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