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이상윤이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만난다. 그간 달콤한 로맨스 연기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지만 이번 영화에선 야망도 있고 적당히 때도 묻은 시사 프로그램 PD로 분하는 도전을 감행했다.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 제작 (주)오에이엘(OAL))의 개봉을 앞둔 배우 이상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색즉시공 시즌2'(2007)와 '산타바바라'(2014)를 통해 영화 현장을 경험해 본 그지만 상업 영화의 주연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날, 보러와요'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납치 감금된 여자 강수아(강예원 분)와 시사프로 소재를 위해 그녀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PD 나남수(이상윤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상윤이 연기한 나남수 역은 조작 방송 파문으로 하루 아침에 스타 PD의 명성을 잃고 프로그램 복귀를 꿈꾸는 인물.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서라면 때로 방송 윤리를 외면한 편법을 택하기도 하는 캐릭터다. 남수는 정신병원에 감금돼있다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강수아의 사연에 의문을 가지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최근작인 드라마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을 비롯해 달콤한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었던 이상윤은 스릴러 장르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tvN 드라마 '라이어게임'으로 장르적 색채가 있는 작품을 맛보기도 했지만 '날 보러와요'는 그의 본격적인 스릴러 도전작이다. 영화에서 그는 남수 역을 통해 관객과 가장 가까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장르적 색깔이 있는 영화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어제 (언론 배급시사에서) 결과물을 보며 더 욕심났죠. 그 당시엔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한 뒤 연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이렇게 하면 좋았겠다'는 것이 보여서 더 도전 정신이 생기더라고요. 다음에 비슷한 장르에 출연할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고민하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스스로 내린 냉정한 평가와는 별개로, 이상윤은 이번 영화의 촬영 현장을 돌이키며 "재밌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혼란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혼란의 감정은 애초 시나리오에 더해 촬영이 진행되며 덧붙여진 이야기들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작업에서 비롯됐다.
"60% 정도 구성된 이야기들에 더해 현장에서 나머지 부분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어요. 시간도 많이 걸렸고,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죠. 어쩔 때는 연기에 확신이 없을 때도 있었으니 한편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작업이 재밌기도 했어요."
그간 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던 다정다감한 모습들과 달리, '날, 보러와요' 속 나남수는 이성적이고 야망도 있는, 때로 거친 인물이었다. 이상윤은 "그간의 모습과 정반대였다기보다는 캐릭터의 감정이나 이야기의 색깔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드라마에서는 늘 따뜻함을 주로 하는 사랑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엔 다른 감정을 그렸으니까요. 이번 작품에서는 사실 그런 감정이 많이 배제됐고,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과는 다르게 접근했죠."
이상윤은 '날, 보러와요'의 관객들에게 "이 영화 속에서처럼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람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요. 저는 이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줄도 몰랐거든요.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워서, 그리고 (보호자 2인 이상이 동의할 시 정신병원 강제 입원이 가능하다는) 법 조항의 문제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해 관심을 가지게 됐었죠. 정신적 이상이 있는 사람만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입원이 가능하다는 자체가 놀라웠어요. 더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 영화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날, 보러와요'는 오는 4월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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