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산 현대가 어렵게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승리 없는 무승부 무패가 계속되고 있다.
울산은 25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개막 후 8경기 무패(3승 5무)를 이어가며 승점 14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지지 않았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작정하고 수비 위주로 나선 부산을 상대로 고전을 거듭한 경기였다. 김신욱을 원톱으로 내세워 부산 수비를 집요하게 공략했지만 돌아온 것은 전반 43분 웨슬리에 내준 실점이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최근 4경기 연속 등 5차례나 무승부를 해오면서 수비 축구로 나서는 팀에게 고전하는 약점을 노출했다. 수원 삼성을 제외한 전남 드래곤즈, 대전 시티즌, 인천 유나이티드, 부산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한 팀에 특히 해법을 찾지 못했다.
윤 감독은 "결과가 중요하다. 지면 팬들이 뭐라 하겠는가"라며 자신만의 이기는 축구를 계속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승리보다는 지지 않는 결과가 더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윤 감독은 부산전에서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선발로 내세웠다. 제공권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의지였다. 좌우에는 따르따와 김태환, 공격형 미드필더에 세르베르 제파로프로 완벽한 공격진을 구성했다.
부산을 공략하는 방식은 뻔했지만 통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스피드가 있는 따르따와 김태환이 측면 가로지르기를 시도해 김신욱의 머리에 배달하거나, 또는 김신욱이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파울을 유도하면 제파로트의 킥에 맡기는 식이었다. 부산은 울산의 이런 의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김신욱에게는 노행석, 이경렬이 교차해가며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정확한 슈팅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측면에서 가로지르기를 내주더라도 중앙에서 철저하게 막았다. 중앙에서의 공간은 절대로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반 울산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고 슈팅은 0개였다.
웨슬리에게 실점한 후인 후반 윤정환 감독은 11분 양동현, 28분 고창현 교체 투입 카드를 꺼냈다. 양동현-김신욱 투톱으로 전환해 수비라인을 확실히 내리고 버티기에 돌입한 부산을 흔들겠다는 의도였다. 그제야 울산은 공격에 활기가 생겼고, 제파로프의 프리킥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등 부산 수비를 파고들어 균열을 유도해냈다. 아쉬운 점은 슛의 정확도가 여전히 떨어졌다는 것. 패색이 짙어가던 울산은 후반 43분 김신욱의 헤딩이 부산 수비수 김종혁의 몸에 맞고 자책골이 되면서 겨우 비길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울산은 최근 4경기 연속 1-1 무승부다.
울산의 경기를 분석한 한 구단의 비디오분석관은 "우리 감독님이 울산과의 경기는 전반만 잘 버티면 이길 수 있다고 하시더라. 선제골을 넣든가 무실점으로 견디면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셨다. 공격 루트가 김신욱이나 양동현의 머리에 연결하는 것 외에는 딱히 특징적인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분석하시더라"라고 전했다.
물론 상대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울산은 공격적인 성향의 FC서울,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확실한 득점력을 보여주며 2-0, 4-2로 승리했다. 수원,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상대팀 대부분은 승점이 절실한 중, 하위권 팀이어서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울산에 저항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울산은 앞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전북 현대로 이어지는 2연전을 치르게 된다. 만만찮은 팀들과 연전을 통해 윤 감독이 구상하는 이기기 위한 축구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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