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벼랑 끝에서 탈출한 두산 베어스. 승리의 주역은 활발한 타격을 펼친 포스트시즌 베테랑들이었다.
두산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2 승리를 거두고 2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1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선제 결승 득점을 올린 이종욱, 점수 차를 벌리는 투런포를 터뜨린 최준석, 2타점 3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오재원, 3안타를 몰아친 김현수가 롯데 마운드를 무너뜨린 주역이었다.
이종욱, 최준석, 오재원, 김현수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한 두산 선수들 가운데 가장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까지 임재철이 40경기로 가장 많은 가을잔치 경험을 했고 이종욱과 김현수가 39경기, 오재원이 32경기, 최준석이 29경기 출전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두산은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총 26명의 엔트리 가운데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밟는 선수들이 10명에 달했다. '두목곰' 김동주는 컨디션 난조, 손시헌과 정수빈 등은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해 이번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2차전까지는 경험 부족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타선의 중량감 부족을 드러내며 2연패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소위 말하는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완승을 거뒀다.
4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서는 김선우에게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선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는 11명의 두산 투수들 가운데 맏형이다. 나이도 프록터와 함께 가장 많고 메이저리그 활약 등 경험도 풍부하다. 포스트시즌 출전 경기 수도 김상현, 이용찬과 함께 10경기로 최다를 기록 중이다.
김선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 올 시즌 니퍼트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로 활약해줄 것이 기대됐지만 6승9패 평균자책점 4.52의 성적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무대다. 지면 끝장인 3차전에서는 불펜 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 가지 불안한 점은 김선우가 이전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10경기에 등판, 36.1이닝 동안 26실점(21자책)하며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도 2경기 등판. 1패 평균자책점 4.32로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김진욱 감독은 김선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 감독은 "김선우가 마지막 점검을 했는데 굉장히 좋아져 큰 희망이 됐다"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김 감독이 말한 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왔다. 4차전마저 승리할 경우 두산은 지난 2010년 보여준 기적의 역전극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산은 2010년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게 2연패를 당한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투수진의 맏형 김선우. 그의 어깨에 두산의 운명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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