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감동의 인간승리 레이스를 준결승에서 마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29일 저녁 대구스타디움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준결승 3조에 출전했지만, 46초19로 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생후 11개월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의족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우 스프린터. 이번 대회서 큰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28일 1라운드를 45초39(조 3위)로 통과했다.
남자 400m 준결승은 8명씩 3개조에서 각조 상위 2명과 이들을 제외한 선수들 중 베스트 기록자 2명까지 총 8명이 통과해 결승에 진출한다.
3조 7번 레인에 출전한 피스토리우스는 초반부터 전력을 다해 트랙을 돌았지만, 거침없이 내딛는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를 쫓아갈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승선을 남겨두고 그의 뒤에서 달리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출발반응속도(0.294초)부터 8명 중 가장 느렸다.
기량의 차를 확인하며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피스토리우스는 대구 스타디움에서 그 누구보다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스타트 선상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에 이어 전광판에 그의 모습이 비춰지자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들은 환호와 함께 그의 열정에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스토리우스는 대구 시민들의 환영에 다소 멋적은 듯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불굴의 의지와 노력, 긍정적인 사고로 올 여름 대구에서 세계최고의 선수들과 당당히 겨룬 피스토리우스. 준결승 진출에 그쳤지만, 그는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빛낸 별들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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