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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 고창성, '실력'으로 되찾은 '온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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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계투진은 리그 최상급이다. 2010시즌에는 임태훈의 긴급 선발전환과 이재우의 부상으로 자랑거리였던 'KILL(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라인은 붕괴됐지만, 베테랑 정재훈 등이 존재한 두산의 허리는 여전히 튼튼했다.

막강한 두산 철벽 계투진 중 유일한 사이드암 투수인 고창성(27)은 강한 승부욕과 책임감으로 무장, 동료들에게도 믿음직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서글서글한 인상과 부드러운 목소리, 살포시 짓는 눈웃음은 고창성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하지만 2년 전인 2009시즌 초 잠실구장에서 만났을 때 고창성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뻣뻣하고 말수도 적으며 인터뷰는 사양까지 했으니 취재진으로서는 다가서기 힘든 캐릭터였다. 어찌보면 요즘 유행하는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 스타일.

당시 고창성은 그런 본인의 태도에 대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2008시즌 입단 후 5경기서 3.2이닝 피칭만 경험하고 2군에서 1년을 보낸 고창성으로서는 2009시즌 살아남기 위해 긴장감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에서는 되도록 말을 삼가고 혼자서 집중력을 높였다. 팬들의 사인 요청도 정중히 거절했다.

게다가 성격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했다. 친화력이 뛰어나지 않은 고창성으로서는 갓 1군에 올라와 친분이 있는 선후배들이 많지 않았고, 동료들에게 살갑게 다가설 수 없었다. 어찌보면 입단 2년차 신예로서는 '강제된 집중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집중력을 높여 임한 시즌에서 고창성이 받아쥔 성적표는 만족할 만 했다. 2009년 고창성은 64경기 74이닝 5승 2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95롤 기록하면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두산 승리계투진의 선봉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후 고창성은 변했다. 한 시즌 주전 활약을 경험하면서 호성적을 올렸고, 그것이 자신감의 밑바탕이 됐다. 2009년 벼랑 끝에 혼자 매달린 듯한 느낌이었던 고창성은 그 한 해 동안 선후배와의 친분을 쌓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자신감과 함께 이제는 친해진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미소를 되찾았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의 일원으로 완전히 녹아든 것이다.

2010시즌에도 고창성은 선배 정재훈과 홀드왕 다툼을 벌이면서 73경기 82이닝 6승 4패 22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아진 것이 아쉽지만, 고창성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다. 이 점을 인정받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 사냥에 동참하면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2년 전 얘기를 건네자 고창성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 때는 어쩔 수 없었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사실 당시 아는 사람도 없었고, 선배에게 인사하는 것도 서먹해서 너무 어려웠다. 인사를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도 스스로 고민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 우리 직원분들과 상대선수들까지 다 알게 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익숙해지면서 달라졌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민망한 듯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고창성은 2011시즌을 앞두고 또 한 번 스파이크끈을 동여맨다. 지난 시즌 방심으로 인한 아쉬움을 모두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고창성은 "(2010년에는) 좀 방심을 했다. 처음 강한 타자를 잡고 나면 이후 타자에게 방심을 하다 실투가 나와 얻어맞은 적이 있다"며 "올해는 그런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표의식도 분명했다. 고창성은 "홀드왕? 그런 타이틀은 원하지도 않는다. 되도록 많은 경기에 나가서 잘 던지는 게임을 하고 싶다. 그래서 팀이 분위기가 좋은 날을 많이 보고 싶다"며 "마지막은 당연히 우승이다.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 내가 제 역할을 다해 기쁨을 동료들과 누리고 싶다"고 밝혔다.

지나가던 이혜천은 "(고)창성아,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고 접근(?)했고, 최승환은 "금메달리스트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고창성은 웃으면서 "그러지말라"고 맞받아쳤다.

두산 마운드의 핵심요원이 된 고창성에게 이제 어색함 따위는 없다. 최고 수준의 불펜투수로 인정받은 자신감 속에 고창성은 더욱 힘차게 공을 뿌릴 태세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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