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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선재 감독대행, 날씨 예측에 심리전까지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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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K리그]전략가로 변신한 대전 시티즌 왕선재 감독대행

"알제! 알제!('알고 있지'의 경상도 사투리)"

18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 원정팀 선수대기실. 친정 수원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대전 시티즌 왕선재(50) 감독대행은 커피 한 모금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었다.

1984년 한일은행을 통해 K리그에 입문한 왕 감독대행은 1989년 현대 호랑이에서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뒤 1992년 원주공업고등학교 감독에 취임하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1998~2000년에는 동아대학교 감독으로 숱한 명승부를 치러냈다.

2001년 김호 감독의 부름을 받아 수원의 스카우트 겸 2군 코치로 다시 K리그에 돌아온 그는 고창현, 권집 등 현재 대전에 있는 '김호의 아이들'을 조련했다.

2002~2003 시즌 김호 감독을 보좌해 수원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왕 감독대행이지만 그때와 선수구성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함께 생활했던 선수는 골키퍼 이운재, 김대환, 박호진과 부상으로 재활중인 공격수 남궁웅 정도.

당연히 수원에 대해 특별한 감정은 없을 터, 그러나 왕 감독대행은 방끗 웃으며 승리 전략을 짜고 있었다. 친정에 좋은 감정이 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기 때문이다.

김호 전 감독이 구단과 갈등을 빚으며 해임된 뒤 그는 지난달 27일 인천 1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부터 벤치에서 선수단을 지휘했다. FA컵 두 경기를 포함해 3승2무1패. 1패는 수원과의 경기에서 0-1로 아쉽게 진 것이다.

왕 대행은 수원에 대한 승리전략으로 날씨 변화에 따른 선수기용을 들고나왔다. 그는 "오후 9시경 폭우가 쏟아진다더라. 그때쯤 신장과 힘이 좋은 외국인 공격수 스테반이나 이제규, 한재웅 등을 투입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예측한 오후 9시는 후반 30분께, 수원 선수들이 지친 틈을 이용해 힘의 축구로 골을 노리겠다는 뜻이었다. 물론 경기 시작 후 절대로 비가 내리면 안된다는 전제하에서다.

희한하게도 경기 전까지 이슬비와 잔바람이 불던 경기장은 오후 7시 30분 이상용 주심의 호각과 함께 폭우가 약 7~8분 간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에 왕 대행도 어쩔 수 없는 법. 비가 내린 뒤 전반 13분 대전의 수비진이 잠시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수원의 하태균에 골을 내줬고 이것은 결승골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왕 대행은 계획대로 세 선수를 투입했고 수원은 당황하며 대전에 수차례 슈팅을 내줬다. 7-13, 대전이 더 많은 슈팅을 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였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이 "주중 FA컵에서 연장전까지 치렀는데도 대단하다"라고 감탄할 정도로 왕 감독의 선수기용술은 돋보였다.

패하기는 했지만 여우같은 전략은 FA컵 4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 15일 대구FC와의 8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왕 대행은 머리를 쓰며 상대 키커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골키퍼 최은성을 향해 "은성이 알제! 알제!"라고 소리쳤고 산전수전 다 겪은 최은성도 "네"라고 대답했다. 상대 키커의 방향을 알고 있다는 일종의 심리전이었다. 이는 대구 두 번째 키커 방대종의 실축을 이끌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는 4강에서 수원과 만나기를 기대했다. 롱킥 위주의 단조로운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때쯤이면 프리킥의 마술사로 거듭나는 고창현과 바벨이 돌아와 수원과 해볼 만한 전력이라는 게 왕 감독의 생각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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