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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배두나 "사극톤 포기한 이유, 천민 서비의 전사 보여주고 싶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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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배우 배두나가 넷플릭스 영화 '킹덤'으로 데뷔 후 약 20년 만에 첫 사극에 도전했다. 현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배두나가 백성들을 위해 세자와 힘을 모으는 의녀로 분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온 '월드스타' 배두나는 첫 사극 출연을 감행하며 스스로도 크게 느껴질만한 도전에 나섰다. 누군가에겐 낯설게 다가올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 배우 자신에겐 더 오래, 더 넓게 연기하기 위한 다짐이었다.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의 배우 배두나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조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미스터리, 파격적인 이야기로 큰 화제를 모았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 연출과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대본, 주지훈과 배두나, 류승룡 등 배우들이 합세하며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한국을 비롯,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활동해 온 배두나는 '킹덤'에서 의녀 서비 역을 맡았다. 조선의 끝에서 이창(주지훈 분)을 만나는 서비는 역병을 쫓는 또 한 명의 인물로, 백성들을 위해 나서는 세자 이창의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모델로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사랑받았던 배두나는 개성과 스타성, 연기력을 모두 갖춘 스타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킹덤'은 그가 약 20년 만에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다. 의녀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완성된 작품을 통해 처음 본 기분은 묻자 그는 웃으며 "나는 잘 모르게다. 처음엔 내 모습이 내가 봐도 좀 웃겼다"고 답했다. 이어 "찍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처음 보면서는 웃기더라"고 덧붙였다.

"'(내게도 낯선데) 관객에겐 얼마나 낯설까?'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출연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는데, 충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색하고 낯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죠. 내가 그걸 짊어지고 갈 것이냐, 아니면 안전하게 출연하지 않은 것이냐 라는 기로에 처음부터 서 있었어요. 하지만 더 오래 연기하려면 내 자신이 강해져야 된다는 생각에 '가 보지, 뭐' 생각했어요. 그걸 짊어지고 가기로 했어요. 낯설다는 반응은 예상했었어요."

'킹점'의 서비 역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한 지점을 묻자 배두나는 감독의 디렉션을 충실히 따르는 배우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은 평소대로 했다"며 "어차피 배우는 연기를 납품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고용 당하고, 고용주가 원하는 것에 맞게 납품하는 사람이다.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나를 고용한 감독의 디테일에 조금씩 맞춰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저의 사극톤에 대해 사실 전에 연습을 했었어요. 2001년 쯤 '복수는 나의 것'을 작업하며 연극배우인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대사를 한 번만 가르쳐주면 안 되냐'며 울면서 부탁했는데 그 때 엄마가 안 가르쳐주셨어요. 호흡만 가르쳐주시며 '너무 기술을 넣으면 안 된다'고 하셨죠. 10여년만에 엄마에게 '배워야겠다'며 (사극 대사톤을 위한) 일대일 레슨을 받았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촬영 들어가기 전에 (완성본 속 대사톤으로) 바꿨어요. 서비의 전사는 나오지 않지만 제가 알기로 서비는 천민 출신의 고아에, 의원이 데려다 의료원에서 의녀로 키운 인물이에요. 그런데 제가 아는 사극톤은 점잖고 위엄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제 목소리가 낮아서 그런 톤으로 연기하니 대왕대비마마처럼 들리더라고요.(웃음)"

전형적인 사극톤을 벗어난 배두나의 연기는 기술된 설명 없이도 캐릭터의 전사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과연 의료원에서 의원이 시키는대로 약초를 캐는 일을 했을 이 아이가 양반과 몇 번이나 대화를 섞어봤을까?' 생각했다'며 "그래서 사극톤을 포기하고 양반과 대화할 때의 어색함, 이상하게 양반의 말투를 따라하는 느낌을 주려 했다"고 말했다. "제가 너무 깊게 생각한거죠?"라고 말하며 웃은 배두나는 "김성훈 감독 역시 그 선택이 좋다고 하셨다"고 알렸다.

김성훈 감독과는 영화 '터널' 이후 재회했다. 꼼꼼한 디렉팅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 감독의 스타일은 오히려 현장의 배두나의 '믿는 구석'이었다. 그는 "외국 관객에겐 (사극톤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한국 관객에겐 매뉴얼이 있다"며 "그걸 내가 못 지킬 시 어느정도 비난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후의 보루로 후시 녹음을 남겨뒀었는데 감독이 (현장에서 연기한 버전을) 좋아하셨어요. 우리 김성훈 감독님은 그냥 걷는 장면도 4시간, 열 네 테이크를 가는 분이에요. '터널'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그걸 알았죠. 절대로 마음에 안 드는데 '오케이'를 하는 분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그것을 신뢰해 함께 작업하는 거고죠. 그 분이 '오케이'라 하면 '오케이'인 거고요. 후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기에 '좋구나' 생각했어요."

'킹덤'은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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