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63)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왼쪽 윙백 정운(28, 제주 유나이티드)이 아시아 무대에서 충분히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와 2017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6차전 최종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제주가 무조건 이겨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물론 비겨도 같은 시간 열리는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장쑤 쑤닝(중국)전이 비기면 제주의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조성환 감독은 일찌감치 "경우의 수는 없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무조건 이긴다는 뜻이었다.
조 감독의 마음을 읽고 공격적으로 움직인 이는 왼쪽 윙백 정운이었다. 정운은 지난해 RNK스플리트(크로아티아)에서 제주로 이적해 32경기 1골 5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수비수로 선정, 최고 왼쪽 수비수로 인정 받았다.
올해는 부상으로 애를 먹었지만 지난 6일 상주 상무와의 10라운드에서는 미드필드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프리킥을 그대로 골대에 넣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
제주의 공격은 측면에서 시작한다. 오른쪽 윙백 안현범은 지난해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였다. 정운이 안현범과 보조를 맞처 강하게 제주 수비를 흔들었다.
정운의 힘 덕분에 제주도 다소 어려울 것 같았던 경기를 풀었다. 특히 전반 29분 정운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마르셀로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 머리 위로 넘긴 볼을 특유의 스피르를 앞세워 뒷공간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로 슈팅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16강 진출이 걸린 경기를 쉽게 풀어주는 정운의 기막힌 침투에 의한 골이었다.
공격 가담만 잘했던 것은 아니다. 수비에서도 정운은 실점 위기를 막았다. 2-0으로 앞서가던 후반 32분 후지하루 히로키의 낮은 오른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았다. 골문이 비어 있었던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 선정이 돋보였다. 감바의 골이 들어갔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 효과가 컸다.
마침 경기장 한구석에는 슈틸리케 감독이 관전하고 있었다. 여전히 마땅한 왼쪽 측면 수비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공수를 겸비한 정운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정운은 항상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다"며 강한 의욕을 불태웠다. 이날의 활약이 현실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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