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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내일은 우리가"…쑥쑥 크는 '연아 키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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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차준환부터 '女 3인방' 박소연·최다빈·김나현까지

[이성필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메달권 진입이 어렵다고 하지만 아주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은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차준환(15, 휘문중)의 급성장이다. 차준환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남자 싱글에서 225.55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 수확이다. 한국 선수 전체로만 따지면 김연아 이후 두 번째다. 김연아의 전성기를 열었던 캐나다 출신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쑥쑥 성장 중이다.

차준환은 김연아 방식을 따라가고 있다. 오서가 있는 캐나다로 훈련을 떠나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하루 여섯 시간 훈련은 기본이다. 오서의 지도를 통해 구사조차 어려웠던 트리플 악셀은 물론 쿼드러플 살코까지 해냈다.

쿼드러플은 남자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기술인데, 차준환도 몸에 익히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ISU 공인 주니어 역대 최고점인 239.47점으로 우승하는 등 흐름도 좋다.

물론 세부 구성은 좀 더 발전이 필요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가장 기본점이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실수가 나오는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국제 대회도 더 많이 나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ISU 규정에 따르면 2016~2017 시즌 시니어 대회에 나서려면 지난 7월 1일 이전에 만 15세를 넘겨야 했다.

다만, 만 15세인 차준환은 평창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17~2018 시즌 대표 선수 선발 기준에서 평창 올림픽팀에 대해서는 2002년 6월 30일 이전 출생자로 나이 제한을 걸어 놓았다. 차준환은 2001년 10월 1일생이라 선발에 문제가 없다. 내년 1월 초 예정된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를 잘 치른다면 평창행 가능성도 있다.

오서 코치의 평가도 후하다. 그는 "차준환이 지금처럼만 성장한다면 평창 올림픽 상위 5위 안에 들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감을 키워 시니어 무대로 가도록 계획을 짜야 한다.

김연아의 은퇴 후 여자부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박소연(19, 단국대)도 가능성을 봤다. 지난달 그랑프리 4차 대회 프랑스 트로피에서 개인 최고점인 185.19점을 받아 5위를 차지했다. 김연아 이후 국제대회에서 180점대를 돌파했다.

박소연의 강점은 긍정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는다. 뛰어난 표현력도 있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으면서도 잘 버텨왔다. 10월 랭킹전에서도 자신을 추격하는 동생들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박소연은 내년 1월 종합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월 4대륙선수권대회, 동계 아시안게임,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을 치른다. 체력 유지와 부상 방지가 최대 과제가 됐다.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상위권에만 들어가도 평창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높일 수 있다.

박소연을 추격하는 최다빈(16, 수리고)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최다빈은 지난 10월 그랑프리 2차인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에서 165.78점으로 전체 11명 중 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경험 자체가 의미 있었고 6차 대회를 앞두고 폴리나 에드먼즈(미국)가 부상으로 불참, 출전권을 얻었다.

총점 165.63점으로 전체 11명 중 9위였지만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2월 4대륙선수권대회서 기록한 개인 최고점(173.71점)에는 미치지 못했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나현(16, 과천고)은 지난 9월 롬바르디아 트로피, 어텀 클래식에 출전하며 감을 잡았고 10월 시니어 그랑프리 2차에서 164.48점을 기록하며 8위에 올랐다. 6차 대회에서도 165.63점으로 9위를 차지했다. 롬바르디아 프로피에서 기록한 자신의 최고점인 177.27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큰 경험을 쌓았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이들 3인방이 평창의 금메달 후보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안나 포고릴라야, 엘레나 라디오노바, 마리아 소츠코바(이상 러시아), 미야하라 사토코(일본) 등을 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관심의 눈길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 김연아 키즈인 유영(12, 문원초), 임은수(13, 한강중), 김예림(13, 도장중) '유망주 3인방'이 성장하고 있는 점도 큰 자극제다. 이들은 2022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세대들이지만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평가가 많다.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구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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