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SBS '런닝맨' 시즌2가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상처만 남았다.
'런닝맨'은 곧 시즌을 종영하고 2017년 1월부터 시즌2를 시작할 계획이다. 제작진은 가장 먼저 멤버 변화를 단행했고, 김종국과 송지효가 하차하기로 했다. 그리고 강호동을 투입해 유재석과 함께 '유강라인'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구상은 좋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강호동 측은 15일 "강호동씨가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후 알려진 일련의 상황들로 인하여 저희는 강호동씨의 출연 결정 사실이 불편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며 강호동이 '런닝맨'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김종국과 송지효의 매끄럽지 못한 하차 수순이었다. 김종국은 제작진으로부터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고 송지효는 기사를 통해 하차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닝맨'을 이끌어온 두 사람에 대한 SBS의 홀대에 애청자들은 화가 단단히 났고, 강호동 측도 부담을 느꼈다.
강호동 측은 "이번 상황의 세세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만, 어떤 이유에서건 강호동씨의 출연 여부가 시청자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끼쳐드리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아프고 죄송스럽지만 이번 출연 제안을 정중하게 고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런닝맨'은 2010년 7월 시작돼 6년 이상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승승장구 했다. 게스트에 따라 종종 시청률 20%를 넘기기도 했고 아시아권 특히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등 SBS의 효자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최근 깊은 침체에 빠졌고 SBS는 칼을 빼들었다.
시즌2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 여기에 강호동을 선택한 것 역시 어쩌면 '신의 한 수'가 됐을 지도 모른다. 2006년 SBS 'X맨' 이후로 10년 만에 유재석X강호동 조합이 탄생하게 된 것에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SBS의 경솔한 일처리가 화를 불렀고,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애청자들에게도 상처를 줬다. '런닝맨'에도 큰 타격이 됐다.
'런닝맨'은 '반복 재생'되는 캐릭터가 조금씩 힘을 잃어갔고 게스트 효과도 한계가 있었다. 안그래도 비슷비슷한 미션과 게임에 캐릭터도 힘을 잃자 재미 요소가 사라졌다. 강호동의 합류는 캐릭터에 변화를 가져오고 자연스럽게 포맷 변화도 모색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였다.
하지만 앞만 보고 일을 추진하다가 발목이 잡혀버렸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김종국과 송지효가 19일 마지막 녹화를 하기로 예정된 상황에서 급하게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지금이라도 출연자들과 애청자들의 서운한 마음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수습하는 일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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