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지난해 고전적인 드라마 시청률 집계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생겨났다. 모바일과 다시보기 그리고 클립 등으로 시청 형태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은 올바른 지표가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의 변명거리이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평일 미니시리즈 중 시청률 20%를 넘긴 작품은 SBS '용팔이'가 유일했다. MBC '그녀는 예뻤다'가 18%(이하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 KBS2 '프로듀사'가 17.7%, SBS '미세스 캅'이 15.8%, SBS '육룡이 나르샤'가 15.4%(2016년 17.3%로 경신)으로 그 뒤를 이었다.
몇 년새 시청률 20%는 멀어져만 갔고, 시청률 30%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됐다. 성공의 기준도 어느새 10% 돌파가 됐다. 시청 방식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가 쏟아지는 상황이라 시청률 하락은 점차 심해질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2016년은 암울한 전망 속에서 시작됐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KBS2 '태양의 후예'가 1회 14.3%로 시작해 38.8%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것.
'태양의 후예'는 그야말로 몇 년 만에 찾아온 드라마 신드롬이었다. 최초의 한중 동시 방송드라마인 동시에 성공한 사전제작 드라마였고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한 평일 지상파 미니시리즈였다. 중국에서도 종영일 기준 26억뷰를 돌파하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한 작품에 그쳤던 시청률 20% 평일 미니시리즈도 올해는 벌써 네 작품이고 다섯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 23.3%, SBS '닥터스'가 21.3%로 종영했다. 현재 방영중인 SBS '낭만닥터 김사부'가 12회 방송분이 23.8%를 기록한 상황이라 얼마나 더 치고 올라갈지 관심사고, SBS '푸른 바다의 전설'도 18%대 시청률을 기록중이라 20% 돌파가 낙관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케이블 드라마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을 제외하고 지난해 '오 나의 귀신님'(7.3%)과 '두 번째 스무살'(7.2%)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시그널'(12.5%)과 '또 오해영'(10%) 두 편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치즈 인 더 트랩'(6.5%), '굿 와이프'(6.2%)도 작품성과 함께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케이블 드라마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성과다.
2016년 드라마의 비약적인 성장 배경에는 침체된 드라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이 있다. 무엇보다 소재가 다양화되고 스케일도 커졌다.
'태양의 후예'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전쟁 로맨스다. 군인과 의사의 사랑을 그렸고, 해외 로케이션에 자연재난 등 볼거리가 수두룩했다. '닥터스'와 '낭만닥터 김사부'는 메디컬 드라마지만 각각 로맨스와 휴머니티에 집중해 차별화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궁중 로맨스였다.
또 복수극(MBC '몬스터' 14.1%), 영웅 변호사(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17.3%), 조선판 타짜(SBS '대박' 12.2%) 등 다양한 소재들이 사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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