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부산 아이파크는 올해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노렸지만 결국 챌린지(2부리그)에 머물렀다.
2015년 K리그 승강제 도입 후 최초의 기업구단 강등은 큰 사건이었다. 시도민구단 일색인 환경에서 자금력 탄탄한 기업구단도 언제든지 2부리그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무엇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구단주라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정 회장은 부산의 강등을 아파하면서 승격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외쳤지만,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정 회장은 구단 사정을 잘 아는 최만희(60) 전 광주FC 감독을 대표이사로 호출했다. 최 대표는 정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에서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 대외협력기획단 단장 등을 지냈다.
부산과도 인연이 있다. 2002~2004년 부산 수석코치와 부단장으로 현장과 행정 업무를 모두 경험했다. 구단 클럽하우스 건축에도 최 대표의 기여가 있었다.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다시 돌아와도 어색함이 없었다.
지난달 16일 부산 대표로 선임된 최 대표는 지난 5일 취임식을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그는 7일 '조이뉴스24'와 전화통화에서 "어디에 가더라도 축구에 관련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계속 기회가 주어지는 데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부산 부활의 중심에는 선수단 강화가 있다. 최 대표는 "유럽을 가봐도 선수단이 우선이다. 선수단을 통해서 마케팅도 되고 관중 몰이도 한다. 선수단이 강해야 구단의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생각은 광주FC 감독 시절의 교훈 때문이다. 광주는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꽤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강등을 경험해봤다. 선수단 임금 체납 문제 등 시도민구단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가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당시 광주 사령탑이었던 최 대표는 구단 경영진의 허술한 운영에 마찰을 일으켰던 사례도 있다.
그는 "팀이 안정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경기력에서 성적이 나오고 팬들도 모으게 된다. 구단 수익 사업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례를 만들겠다. 사무국 인력도 좋고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당장 챌린지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부산은 올해 리그 초반 승점을 까먹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기에 만회했지만, 최종 승격은 실패했다. 발 빠르게 상주 상무 사령탑을 지낸 조진호 감독을 선임, 내년 운영에 대한 기본 틀을 짰다.
챌린지는 절대 쉬운 무대가 아니다. 성남FC, 수원FC가 클래식에서 내려왔고 부천FC 1995, 서울 이랜드FC, 경남FC 등 손쉬운 상대가 한 팀도 없다. 최 대표도 "챌린지나 클래식 모두 큰 차이가 없다. 클래식에 승격해야 구단도 돈을 벌 수 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다"라고 전했다.
조진호 감독을 믿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 감독은 2014년 대전 시티즌을 승격시켰고 올해 상주를 클래식 스플릿 그룹A(1~6위)에 올려놓는 등 능력을 발휘했다. 최 대표는 "조 감독과는 1991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당시 코치와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강단이 있고 능력이 좋으니 믿어야 한다"라며 신뢰를 보였다.
최 대표는 "꾸준히 대화하면서 서로 소통해 팀을 살리겠다. 축구협회에서 일하면서 구단주인 정 회장의 뜻을 잘 알았다. 소통에 무리가 없으니 목숨 걸고 클래식 승격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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