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욕심만 앞섰죠.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게 급했어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박헌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박헌도는 지난 시즌까지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백업 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지난해 타율은 2할4푼8리에 그쳤지만 108경기에 출장했고 8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2015시즌 종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그를 롯데는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외야 전력 보강뿐 아니라 힘있는 우타자를 데려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헌도도 이적에 만족해했다. 그는 롯데 외야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주전 경쟁 후보로 꼽혔다.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다면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도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히지만 박헌도는 올 시즌 1군에서 37경기 출장에 머물렀다. 주춤하는 사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김문호가 주전 좌익수로 자리잡았다. 박헌도는 1군보다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는 "롯데로 와 새롭게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며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아쉬운 마음도 당연히 크다. 구단 안팎의 기대에 모자란 성적을 냈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팀 성적이 안좋아 아쉬움이 더 크다"며 "개인 성적도 좋지 못했지만 2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헌도는 "모든게 급했다"면서 "새로운 팀으로 오면서 의욕이 앞섰다. '잘해야 한다,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결과만 생각하다보니 과정을 소흘히 했다. 2군으로 내려가 다시 처음부터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즌 후반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뒤늦은 감도 있었지만 홈런을 포함해 장타도 종종 날렸다. 타율 2할6푼1리 3홈런 11타점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초, 중반 보인 부진은 털어냈다.
박헌도는 "앞서 말한 것처럼 2군에서 '생각'에 대한 부분을 정리할 수 있었다"며 "경기 중 상황에 따라 '내가 지금은 어떻게 타격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미리 대비를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시즌 초반에는 그런 점이 전혀 안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박헌도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있다. 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박헌도는 "타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고 있는 팀 마무리 캠프에서 박헌도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훌리오 프랑코 타격코치를 비롯해 동료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특히 프랑코 코치와는 호흡이 잘 맞고 있다. 계속 배우고 있는 과정이다. 급한 마음보다는 하나 하나 차근히 해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롯데는 김문호-전준우-손아섭이 2017시즌 주전 외야수로 꼽힌다. 외국인타자로 외야수를 영입한다면 주전 경쟁뿐 아니라 백업 경쟁도 더 치열해진다.
박헌도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며 타석에 들어설 생각"이라며 "조금씩 어느 정도는 몸에 적응되고 있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대타나 대수비 그리고 동료들 중 누가 휴식이 필요해 내가 나가게 되더라도 그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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