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골키퍼 권순태(32)는 올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항상 최강희 감독과 동석했다. 주장 자격으로 참가하는데 말을 비교적 잘하는 편이어서 취재진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다.
권순태는 2006년 신인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서 선방쇼를 펼치며 거둔 결과였다. 2011년 준우승 당시는 광주 상무(현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휴가를 받아 나와 관중석에서 아쉬운 결과를 지켜봤다.
이후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도전은 계속됐다. 지난해의 경우 감바 오사카(일본)와 8강 1차전을 홈에서 비긴 뒤 2차전에서 종료 직전 실점하며 패배해 4강의 꿈을 접었다.
올해는 다르다. 권순태가 주장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최선참 이동국(37)과 분위기를 잡고 있다. 유쾌한 권순태는 최근 A대표팀에도 합류해 지난 11일 캐나다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2-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권순태의 소원 역시 두 번째 아시아 정상 정복이다. 그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10년의 세월을 되돌아봤다.
그는 "2006년에는 신인이었고 지금은 주장이다. 그동안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다. 2011년도의 아픔이 있어서 홈에서 1차전에서 모든 역량 발휘해서 (우승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알 아인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오마르 압둘라흐만 외에도 브라질 출신 공격수 디안프레스 더글라스, 카이오 루카스가 전북 골문을 겨냥한다. 오마르는 UAE 천재 미드필더로 불리고 있고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관심을 받았던 경험도 있다. 더글라스는 지난해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33경기 21골을 터뜨리며 올해 알아인으로 이적했고 35경기 25골의 결정력을 과시했다. 루카스도 11경기 6골을 넣는 등 킬러 본능을 자랑한다.
최종 수비수인 권순태는 이들을 어떻게 막을까, 그는 "결승전에 올라온 팀이라면 (최고 수준의) 공격, 수비력은 갖췄다고 본다.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많은 경기를 했고 모든 팀이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했다. 따로 휴대폰에 동영상을 저장해 중요 선수의 골대 안 움직임, 슈팅 습관 등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수비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겠지만, 이 자리까지 왔으니 집중력을 발휘하겠다"라고 말했다.
2006년의 기억을 다시 떠올린 권순태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패턴도 비슷하고 한 번 더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 당시와 선수들의 능력이 달라졌다. 지금이 더 원하는 우승컵을 들 수 있는 여건이다. 과거를 잘 기억해서 좋게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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