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감독으로 있다보면 맡고 있는 팀만 살펴야 하죠. 그러다보면 시야와 생각이 좁아질 수 있어요." 김진욱 kt 위즈 신임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야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한 부분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좋은 경험을 한 셈"이라고 되돌아 봤다.
김 감독은 지난 2013년 포스트시즌 종료 후 두산 베어스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야인'으로 있던 그에게 해설위원 제의가 왔다, 김 감독은 "해설을 하는 동안 '야구를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무엇보다 팀을 떠나 좀 더 넓게 야구를 보게 되니 야구인으로서 앞으로 한국야구가 어떻게 정립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적이 최우선 목표가 되는 프로팀 사령탑으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지만 김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하기보다는 어떤 야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해설위원 생활을 통해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제는 감독들도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5회가 끝난 뒤 덕아웃에서 짧은 인터뷰를 하는 것들이 있다.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경기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경기 중간 인터뷰는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등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전반전이나 쿼터가 끝난 뒤 하프타임 시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감독은 "팬들이 원하는 야구는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제는 야구인들도 변해야 한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에 따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 몇 안되는 사례에 속한다. 최근 10년 동안 KBO리그에서 사령탑 이동을 살펴보면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대표적이다. 양 감독은 지난 2005년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온 뒤 야구해설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다가 2014시즌 초반 LG 지휘봉을 잡았다.
김용희 전 감독도 같은 케이스에 속한다. 그는 1998년 롯데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뒤 헤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을 맡으면서 해설위원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중계방송석에 앉았다. 이후 그는 SK 코칭스태프에 합류했고 지난 두 시즌 동안 팀 지휘봉을 잡았다.
김진욱 감독은 "팀을 이끌고 있던 때와 해설위원으로서 바라보는 야구는 정말 다르다"며 "해설위원으로 일하는 동안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됐다. 물론 해설을 한다고 야구를 더 잘하는 건 아니지만 감독 때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많은 공부가 됐다. 적극 추천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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