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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너의 이름은.' 일본의 현재를 어루만지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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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었으면, 행복했으면…기도의 결집 담고 싶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일본 흥행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대지진 이후 겪었던 혼란과 비애의 정서를 희망과 함께 버무려 영화에 녹여냈다.

9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영화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영화를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목소리 연기를 펼친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미키 류노스케가 참석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은 각각 도쿄와 산골마을에 사는 청소년 타키와 미츠하의 몸이 서로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시작되는 영화다. 3.11 대지진 이후사라진 자연과 사람들에 대한 감독의 깊은 그리움이 반영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 8월 일본에서 개봉한 뒤 현지에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5위에 해당하는 흥행 기록을 썼다. 일본에서 현재까지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너의 이름은.'을 관람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날 한국어로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카이 마코토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넨 뒤 영화를 소개했다. 그는 "'너의 이름은.' 이라는 작품은 일본에서 8월에 개봉했다"며 "자세한 숫자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만든 저희도 믿기지 않는 기록이 생기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현 시점 1천만 명이 넘는 분들이 봤다"며 "젊은 관객들을 중심으로 많이 보고 계신다. 한국에서도 배급사가 정해져 1월 개봉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작들과 비교해 밝은 분위기에 가까운 이번 영화에 대해 설명하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그간 자신이 겪은 감정들을 영화 세계의 변화와 연관지었다. 특히 3.11 지진 후 많은 것이 뒤바뀌어버린 일본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정서는 감독을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나의 과거 작품들은, 예를 들어 '초속 5cm'는 많은 분들이 너무 힘들고 충격적이라 극장에서 일어나지 못했다는 말을 하더라"며 "그러면서 내가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는 감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아 이번엔 출발점부터 해피엔딩으로 끝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몇 년 새 변화가 있기도 했고,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이 그 계기 중 하나였다"며 "지진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 일본의 많은 모습이 변했다. 나 스스로도, 관객도 마음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혹시 내가 그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까' '내가 그 곳에 있었다면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내일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마음을 일본의 모든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래서 '살아있었으면' '행복해졌으면' 하는 기도나 소원, 바람 같은 것을 모든 일본인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감독은 "그 때의 바람이나 기도의 결집 같은 것을 영화 속에 담고 싶다는 마음이 된 것 같다"며 "그 밖에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 말한 것이 가장 큰 계기였다"고 알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보다 넓은 세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바라며,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감독은 "다음 작품에서도 사춘기 한복판에 있는 소년 소녀들을 등장시킬 것 같다"며 "일본 유명 애니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를 보면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폭이 있다. 말 그대로 국민 작가"라고 말했다.

또한 "남녀노소. 청소년을 비롯해 모든 세대들이 극장에서 자신과 비슷한 인물을 찾아갈 수 있고 메시지를 가져갈 수 있는 작가"라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존재감을 언급한 뒤 "나에게도 그런 폭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자질이 부족했다 생각한다. 다음에 만들 수 있는 영화에서도 어떻게 하면 청춘의 마음을 잘 표현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이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감흥도 질문받았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룬 거대한 역할에 대해, 저도 비슷한 기대를 받는지도 모르겠다"며 "가끔 일본 언론에서도 '포스트 미야자키'라는 호칭으로 불러주는데, 저 자신은 굉장히 쑥스럽다. 과대평가 아닌가 싶다. 그 같은 업적은 저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도달하지 못하는 거대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런가하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의 애니메이션에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는 이유에 대해 "어른이 되어도 10대, 20에 느낀 궁금증이 풀리지 않지 않나"라며 "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통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은 "누구를 좋아한다고 그것이 그대로 통하는 것도 아니고 그 반대도 아니다"라며 "사람의 감정은 왜 이렇게 복잡한지 궁금했다.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복잡한 감정이 해소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때 느낀 두근거림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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