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가는 길', 정의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관계에 대해(종합)

[김양수기자] '브로맨스'와 '썸', '오피스 와이프'처럼 애매모호한 관계를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 과거에는 규정하기 어려웠던 관계들이 신조어를 통해 단순화되고 명확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에는 한 단어로 규정하기 어려운 관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드라마 '공항가는 길'은 이러한 인간관계에 주목한다. 부부인지 타인인지, 동료인지 적인지, 애인인지 친구인지 애매모호하고 복잡미묘한 관계들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 PD는 "복잡미묘한 관계를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강한 사건이 아닌 감정을 쫓는다"라며 "복잡다단한 관계를 풍성한 시각으로 따뜻하게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의 두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 배우 김하늘, 이상윤, 신성록, 최여진, 장희진 등이 출연한다.

드라마는 올 가을 성인시청자들의 감성을 두드릴 제대로된 정통 멜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브라운관을 휩쓸었던 가벼운 로맨틱코미디, 극적이고 강렬한 장르물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김 PD는 드라마의 관전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감성의 드라마라는 게 차별점"이라며 "일상적인 공간을 영상적으로 아름답고 섬세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결혼을 한 부부들이다. 김하늘은 중학생 딸을 가진 엄마이고, 이상윤은 딸의 죽음을 맞닥뜨린 아빠다. 두 사람은 우연한 일로 만나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위로를 받고 가까워진다. 자칫 '불륜'으로 비춰질 수 있는 관계다.

이에 대해 김 PD는 "기혼남녀의 태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를 불륜이라고 극단적으로 말해버리면 이야기가 진전할 수 없다. 세상에는 단순하게 불러버리고 끝낼 관계만 있는 건 아니다. 애매모호한 관계로 뭐라 표현할 적절한 단어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온전한 평가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드라마를 만들고 평가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항가는 길'은 21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동시간대 첫 방송되는 MBC '쇼핑왕 루이', 최근 급물살을 탄 SBS '질투의 화신'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