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꾸준히 음악을 하고, 꾸준히 사랑 받는다. 자고 일어나면 훅훅 바뀌는 가요계에서 옴므의 색깔을 지키면서, 또 변화하며 벌써 6년째 노래하고 있다. 목소리의 힘이고, 음악의 힘이다. 프로젝트로 만난 두 남자는 환갑에 디너쇼를 하는 그 날을 꿈꾸며, 오늘도 노래하고 있다.
옴므가 여름의 끝자락에서 새 싱글 '딜레마'를 공개하고 컴백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과 잘 어울리는 잔잔한 발라드다. 음원이 공개된 다음날, 옴므를 만났다. 더위가 가신 날씨 탓일까. 음원 순위도 덩달아 올랐다.
이창민은 "사실 방시혁 PD(프로듀서)가 날씨나 컴백 가수들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 일부러 시기를 정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이런 날씨가 지속되면 좋겠다. 우울할 때는 발라드를 들어야 한다. 실제로 이별의 아픔을 발라드가 치유해 준다고 한다. 가을 타는 남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웃었다.
이번 신곡 '딜레마'는 옴므에게도 특별한 작업이었다. 빅히트의 대표 프로듀서 방시혁과 후배 그룹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와 '협업' 했다. '빅히트 패밀리'가 뭉쳤다는 것도, 랩몬스터의 발라드곡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결과의 만족도는 높다.
"랩몬스터에게 '발라드도 참 잘 쓴다'고 칭찬했더니 방시혁 형이 '랩몬을 칭찬하지 말고 같이 작업하게 만든 나를 칭찬하라'고 하더라구요(웃음). 아마 랩몬스터를 작업 파트너로 한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젊은 친구는 '어떤 멜로디를 쓸까'라는 생각도 있었을 테고 옴므의 세계를 잘 펼쳐나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착착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이현)
"누구나 방시혁이 좋은 프로듀서고, 좋은 작곡가라는 걸 알고 있어요. 좋은 감독의 기준은 적절한 타이밍의 선수 기용이라고 생각해요. 랩몬스터와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거라는 촉이 있었던 것 같아요."(창민)
'딜레마'는 랩몬스터의 세련된 리듬 위에 옴므의 감성 보컬이 덧입혀졌다. 옴므의 색깔이 담겨있으면서도, 지금껏 나왔던 옴므표 발라드와는 또 다르다. 리듬도, 보컬의 결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곡 수집을 하고 있었는데, 이 곡은 처음 듣자마자 너무 좋았어요. 심지어 (방)시혁이 형 목소리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았죠, 랩몬스터와 작업을 했다고 했어요. 가이드는 랩몬스터 본인이 부르는 방식대로 소울풀하게 불러놔서 마치 래퍼가 부르는 느낌이었죠. 라임이 살아있었고, 신선했어요. 저희들의 보컬로 어떻게 녹여야 할지 걱정이 됐어요."(이현)
"원래 팬 분들이 좋아하는 옴므의 컬러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걸 했으면 낯설어 했을 것 같아요. 랩몬스터의 트렌디한 어법과 방시혁 피디 특유의 멜로디가 잘 믹스가 됐어요."(창민)
이현과 창민은 옴므로 활동한 지 벌써 6년째다. 지난 2010년 팀을 결성한 옴므는 '밥만 잘 먹더라'가 히트하며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후 '남자니까 웃는거야' '잇츠걸'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가요계에 숱한 프로젝트 팀이 있었지만, 이렇게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장수하는 팀은 드물다. 옴므의 원동력은 뭘까.
팀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1순위는 역시 친밀감이다. 지난 6년 동안 불화가 없었다. 옴므 활동이 없을 때도 사석에서 자주 만난다. 이현과 창민은 "둘 다 친구가 많지 않다"고 웃으며 "둘이 오만 가지 이야기를 다하기도 하고, 또 아무 말 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싸워본 적이 없어요. 감정적으로 멀어진 적도, 부딪힌 적도 없어요. 남자들이다보니 무던한 편이기도 하죠."(이현)
"이 사람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면 싸움이 안 되요. 형이 싫어하는 것도 명확하고, 제가 싫어하는 걸 형도 잘 알아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구나' 싶어 다툴 상황을 잘 만들지 않아요."
두 사람의 성격도, 취향도 반대다. 예컨대 이현은 먼 미래에 조바심을 내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다. 창민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는 것을 즐긴다. 이현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 창민은 이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음악에 있어서도, 팀 역할에 대해서도 포지션이 명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옴므 두 남자의 가장 큰 원동력은 음악이다. 노래와 무대에 대한 열정이 크다.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도 있다. 옴므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그림도 갖고 있다.
"옴므는 공연이 재미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있어요. 1위도 하고, 핫하면 좋겠지만 공연에 대한 리스펙트가 쌓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방송에서는 아무래도 거리감이 들고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있지만, 공연장에서는 가깝게 느껴지잖아요. 또 보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할 수 있다면, 가수로서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닐까요."(창민)
"옴므가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생소한 음악을 하더라도 '왜 이런 걸 하지'가 아니라, 그런 시도가 어색해지지 않는 옴므였으면 좋겠어요."(이현)
'옴므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돌아오는 답이 명쾌하다. "찾아줄 때까지요. 환갑 때 디너쇼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두 남자의 표정이 밝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