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당당한 체구를 앞세워 타석에서 큰 타구를 자주 날린다. 큰 체구에 비해 스윙은 매우 부드럽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뛸 때도 그랬고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대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에 성공했고 타격하는 모습에는 변함이 없다. 성적 부진으로 현재는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지만 타격 기술과 재능은 충분히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대호에게는 늘 한 가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체구가 크고 몸무게가 많다 보니 주루 능력에 물음표가 붙는다. 시애틀 입단 초기 미국 현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곤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ESPN은 홈페이지를 통해 26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발이 느린 선수'를 소개하며 이대호를 5번째로 꼽았다.
ESPN은 "이대호는 신장 6피트4인치(약 195cm)에 몸무게 250파운드(약 113kg)의 체격을 갖고 있다"며 "야구 선수들의 주루능력을 육상 선수와 비교해 평가할 순 없겠지만 도루 숫자, 3루타 개수, 구장 특성 등을 고려해 순위를 매길 수는 있다"고 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에서 5번째로 느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느린 타자로는 피터 오브라이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꼽혔다.
그 뒤를 이어 이대호의 팀 동료인 저스틴 보어(시애틀), 그리고 케빈 플라웨키, 르네 리베라(이상 뉴욕 메츠)가 자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느림보로 알려진 프린스 필더(은퇴, 전 텍사스 레인저스)와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의 경우 이대호보다는 빠른 선수로 평가됐다. 둘은 각각 순위 7, 10위에 자리했다.
이대호의 KBO리그 통산 도루는 9개다. 한 시즌 개인최다 기록은 지난 2004년 4도루다. 그는 일본에서 활약했던 4시즌 동안에는 도루가 하나도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아직까지 도루 기록은 없다.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기 전까지 시애틀에서 8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6리(232타수 57안타) 13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또한 ESPN은 같은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도 선정했다. 제로드 다이슨(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리그를 대표하는 '준족'으로 꼽혔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라울 몬데시(캔자스시티 로열스), 트리 터너(워싱턴 내셔널스), 데이비드 덜(콜로라도 로키스)이 다이슨에 이어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대호는 마이너리그에서 맹타를 선보이며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는 25일까지 출전한 마이너리그 5경기에서 타율 5할2푼6리(19타수 10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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