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나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형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독(知獨)파'답게 독일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며 팀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독일과의 C조 조별리그 2차전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12분 독일 골망을 갈랐다.
8강 진출에 최대 고비라 할 수 있는 이날 독일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배치했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 것이다.
손흥민은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화끈한 돌파로 독일 수비를 흔들어놓았고 특유의 개인기로 수 차례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한국이 독일의 피지컬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개인 능력 발휘가 필수였다.
전반 5분 과감한 돌파로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며 감을 잡는 데 집중했던 손흥민은 42분에도 한 차례 더 슈팅하며 골대를 향한 영점 조준을 마쳤다.
1-2로 역전골을 내주며 한국이 끌려가던 후반 12분, 손흥민이 실력 발휘를 했다. 수비 두 명 사이로 볼을 빼낸 뒤 왼발로 독일 골망을 갈랐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A대표팀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왼발로 골을 터뜨렸던 장면을 다시 보여준 것이다.
2분 전 다비 젤케에게 골을 내줘 분위기가 독일로 넘어가려던 순간에 나온 멋진 골이었다. 손흥민의 골로 한국은 분위기가 살아났다. 후배들은 손흥민이 해줬다는 마음에 더욱 열심히 뛰며 골을 노렸다.
막판에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석현준의 골로 3-2 리드를 잡아 승리를 눈앞에 둔 추가시간, 독일에 다시 한 번 동점골을 내주는 파울을 범한 것. 프리킥을 내준 한국은 세르쥬 나브리의 슛이 골로 연결되며 3-3으로 독일과 비겼다.
무승부가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됐지만 와일드카드로서 팀 리더 역할은 충실히 수행한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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